끝없는 불경기… 매각추진 충청권 PF사업장 53곳 살 기업 있나

감정평가액 기준 1조 4863억원 주거시설 사업장 32곳…비중 최고 침체기에 투자 확대할 기업 드물어 상당수 사업장 매입 쉽지 않을 듯

2025-03-04     조선교 기자
시내 한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청권에서 총 1조 4000억원대, 50여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사업장이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당국이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힘을 실으면서 매각 대상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인데, 업계 안팎에선 건설 경기 악화와 사업성 문제로 매각 추진에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4일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충청권 부동산 PF(브릿지론 등 포함) 관련 사업장 중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총 53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전 12곳, 세종 2곳, 충북 7곳, 충남 32곳 등이 포함됐으며 감정평가액 기준으로는 총 1조 4863억원 규모다.

사업 용도별로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연립주택, 타운하우스 등 주거시설 사업장이 32곳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업시설 7곳, 물류 등 산업시설 6곳 사업장이 매각 명단에 올랐으며 매각 대상 중 최소 5곳 이상은 경매, 상당수는 공매를 진행 중이거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 53개의 충청권 매각 추진 사업장 중 감정평가액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 서구의 세이백화점 탄방점 부지다.

감평액 1120억원대로, 앞서 해당 부지에 오피스텔 등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란 소식이 있었지만 현시점에선 부실 PF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매각 추진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워크아웃에 들어선 태영건설의 중구 유천동 주상복합 건설 사업장(감평액 800억원), 한때 ‘이케아 계룡점’ 건설 소식이 있었던 충남 계룡 두마면 부지(78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대전 유성온천역 인근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사업 부지와 충남 천안 서북구 불당동의 오피스텔 건설 부지 등 감평액 300억원 이상 사업장만 총 20곳이 명단에 올랐다.

당국은 지난달부터 PF 사업장 매각을 본격화하면서 힘을 싣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우선 대전 서구 복수동 아파트 사업장과 충남 태안 아파트 사업장 등 현 매각 추진 대상 중에서도 유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 급등세와 함께 건설 경기 전반이 악화된 데다가 부동산시장 침체기도 지속 중인 상황에서 선뜻 투자를 확대하며 사업장 매입에 나설 기업이 드물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사업장 정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겠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다”며 “사업성이 충분해야 매입이 이뤄질텐데 상당수 사업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매입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국내외 정국도, 업황도 좋지 않아 건설사들이 대부분 현상 유지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매각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