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 100일간 지속하는 백일해 예방이 최선입니다

손철웅 대전시 체육건강국장

2025-02-27     충청투데이

내달 신학기를 앞두고 꽃샘 추위가 만만치 않다. 추운 날씨에 감염병까지 활동을 멈춘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올겨울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독감(인플루엔자) 대유행을 겪었다. 다행히 대전시는 발열클리닉을 운영하고, 필요할 경우 격리·입원·치료가 가능한 협력병원을 지정 운영해 큰 피해 없이 대응하고 있다. 독감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또 다른 감염병이 있다. 바로 백일해이다. 백일해는 기침이 100일간 지속된다고 해 이름이 붙여진 질병으로,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백일해는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발생하거나 유행할 경우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격리 조치가 필요하다. DTaP 백신 도입된 이후 국내 환자 수는 연간 20명 내외로 유지됐으나, 2009년부터 2~3년 주기로 100~200명 정도의 소규모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서울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하더니, 11월에는 환자가 1만 명 가까이 발생하며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대전시도 지난해 백일해 감염자가 1242명으로 법정 감염병중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다행히 현재 초·중·고등학교 방학으로 인해 지난달에는 전국적으로 2273명, 대전에서는 50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학 이후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는 감염된 사람의 기침 등을 통해 비말(침방울) 감염으로 전파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감염병이다. 잠복기는 평균 7~10일 정도이며, 발작성 기침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점점 기침이 심해지고, ‘흡’하는 소리를 내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백일해에 걸릴 경우 전염 차단을 위해 등교·등원을 중지하고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하며,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예방적 항생제 복용을 통해 추가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백일해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생후 2개월부터 만 12세까지 총 6회 접종을 하고 있다. 이후에도 10년마다 추가 접종이 권장되지만, 중학생 이상 청소년과 성인은 실비 부담으로 인해 접종률이 낮은 실정이다. 특히 영유아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보호자, 의료인, 보육 교사 등은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방역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며,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내달은 개학과 입학 시즌으로,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밀접한 접촉이 증가하는 만큼 백일해 확산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백일해는 예방접종과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시민 모두가 감염병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백일해 없는 안전한 내달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