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예술 함께 걷는 길… ‘메세나’로 윈-윈!

대전문화재단, 후원 매개 전문성 갖춰 지역 문화예술 후원 기부금 확보 지속 올해 대전메세나협의회 발족 예정돼 향후 3년 내 독립법인으로 출범 계획 문화예술 메세나 활성화 정책간담회 단순 금전적 후원 벗어나 동반성장해야 실효성 있는 체계 구축 위한 소통 필요 상호후원 모델·제도적 기틀 마련돼야

2025-02-25     최윤서 기자
▲ 대전 문화예술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 기념사진 촬영 모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예술과 기업의 동행, 메세나(Mecenat). 메세나는 기업, 개인 또는 단체가 예술·문화 등의 분야에 경제적·물질적·인적 자원을 제공해 지원하는 후원활동이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가이우스 마에케나스’의 예술후원 활동에서 유래해 중세에는 교회와 귀족 중심으로 예술과 문화를 지원했고,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메세나 활동은 르네상스 시대를 꽃피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근대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현대에는 기업 이미지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상승 등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메세나는 예술가들이 민간 재원 조성을 통해 재정 부담을 덜고 창작에 전념해 예술 활동의 질과 양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며, 대중은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높은 수준의 향유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경영전략이자 선진형 사회공헌 수단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높이며 이런 선순환 효과를 통해 지역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


◆대전문화재단의 예술기부활성화 발자취

메세나 활동을 위해 기업은 직접 예술단체와 후원 및 파트너십을 맺기도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지역의 문화재단이나 메세나협회 같은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원하거나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문화예술 지원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후원매개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전문화재단(이하 재단)은 2023년 11월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후원 매개 활동의 전문성을 갖춘 단체로 인정받아 ‘문화예술 후원 매개단체’ 부문의 인증을 획득했다.

또 일반·지정기부금 운영 외에도 ‘대전예술가치’ 매칭 그랜트 사업, 크라우드 펀딩 및 소액기부 플랫폼 ‘문화예술 씨앗(See-Art)’ 등 다양한 기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후원하는 기부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시민과 예술인을 있는 후원 매개 활동으로 지역문화예술 네트워크 활성화와 후원 문화 기반 조성에 노력해왔다.


◆대전문화재단, 대전 메세나 활성화 본격 시동

재단은 기업 메세나 확산을 위한 후원매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메세나 협의기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공익법인으로서 다양한 예술기부활성화 사업을 펼쳐온 재단이 기업과 예술계 상호 이익을 얻고 문화예술 후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더욱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늦어도 올해 안 재단 주도로 ‘대전메세나협의회’를 발족해 지역의 문화예술 메세나가 확산되기 위한 기반을 인큐베이팅하고 성숙기를 거친 후 향후 3년 내에는 ‘사단법인 대전메세나협회’로의 독립법인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정책간담회를 통해 본 현장의 목소리

지난 21일 재단은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의 공동주관으로 ‘대전 문화예술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여 ‘대전메세나협의회’ 출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천영태 ㈜성경식품 경영지원팀 과장은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은 현물 지원 위주로 진행해 왔는데 이제는 보다 창의적이고 의미있는 기획 콘텐츠를 기반으로 문화예술 분야에도 공헌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조성원 하나은행 충청기관사업부장은 "우리는 이미 문화예술 후원을 꾸준히 해왔지만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이러한 결과를 통해 단순 기부가 아닌 기업과 예술이 함께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후원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계룡건설, 대전보건대학교, 씨앤씨티에너지, 충남대학교병원 등 간담회에 참여한 다른 기업·기관들 역시 적극적 의지를 보이며 메세나를 통해서 기업의 특성과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기부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는 장이 되길 희망했다.

대부분의 기업관계자들이 단순한 금전적 후원에서 벗어나 기업과 예술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으며, 기업에 긍정적 인식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업 분야와 고객층, 주요 관심사 등 기업 마케팅 전략에 긴밀하게 연계되는 메세나 활동을 기업과 예술계가 함께 고민하고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역 예술계 역시 기업의 후원이 단발적인 시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대표 후원 사업으로 정착하는 중장기적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봤다.

이를 위해 예술가가 단순 수혜자의 입장이 아니라 기업의 적극적 사업 파트너로서 예술적 성취를 고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기업-예술을 전문적으로 매개하는 후원매개기관의 명확한 역할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업과 예술계의 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후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제언

회의를 주재한 정명국 의원(국민의힘, 동구3)은 "기업과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후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대전 메세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공감대 확장과 필요한 행정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이날 간담회 논의를 바탕으로 ‘대전메세나협의회’ 발족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메세나의 효용성이 후원자에게서 수혜자로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생 후원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 시의회와의 지속적 소통을 통한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

재단은 ‘대전메세나협의회’를 통해 수혜자 지원에 집중됐던 후원 시스템의 논리를 후원 기업의 이미지 개선,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균형잡힌 체계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적극적으로 기업 후원을 유치하고 기업의 경영전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사업들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