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 재도약 위해 지역사회 역량 결집해야

사설

2025-02-20     충청투데이
19일 방문한 서대전역은 역 광장에서부터 한산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사진=조정민 기자

100년 역사를 품은 서대전역이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섰다. 1914년 작은 목재 역사로 출발한 서대전역은 대전선이 분기하는 교통 요충지로 거듭났지만,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KTX 정차 횟수가 하루 62편에서 18편으로 급감하며 역세권 쇠퇴가 가속화했다. 최근 서대전역 일대 충청권 광역철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호남선 고속화 사업 등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이 진행되면서 변혁의 기회를 맞고 있다. 추진 중인 교통 인프라가 완비되면 서대전역은 대전 최초 트리플 역세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 확충만으론 서대전역의 옛 영광을 되찾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서대전역 일대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콘텐츠가 현저히 부족하다. 서대전역 인근에서 29년간 자리를 지켜온 백화점세이가 매출 감소 여파로 지난해 폐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변 오류동 상점가와 전통시장은 찾는 사람 없이 한산하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도 매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일대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지만 자칫 주거 개발에만 치우칠 경우 균형감 있는 도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대전역의 진정할 부활을 위해선 지역 특색을 살린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대전의 정체성인 과학도시 이미지와 이를 활용한 체험 시설 도입과 지역 청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담긴 문화공간 조성 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에만 집중되지 않고 교통·상권·주거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개발 계획 수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역량을 결집하는 일이다. 서대전역 활성화는 역을 살리는 차원을 넘어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대전 전체의 발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다. 지자체, 전문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서대전역이 대전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대전역은 단순한 교통의 결절점이 아닌, 머물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100년의 역사를 디딤돌 삼아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서대전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