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노벨문학상 이야기
조성남 대전문학관장
지난해 한강작가가 우리나라 문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녀의 작품들이 낙양의 지가를 올리자 노벨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신드롬현상을 일으켰다. 필자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었는데 노벨문학상은 시와 소설, 희곡 등 문학 장르에 주어지는 상으로 여겼는데 문학 아닌, 굳이 얘기해 인문학 분야에 해당하는 인물에게도 이 상이 주어진 사례가 여럿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사례 중 최근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으로 2016년 수상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Blowin’ in the Wind(바람 만이 아는 대답)>등 많은 곡을 만들면서 대중문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알려졌지만, 그에게 문학상이 주어진다는 발표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철학자로는 ‘루돌프 오이켄’, ‘앙리 베르그송’, ‘버트런드 러셀’로 먼저 1908년 『대사상가의 인생관』으로 문학상을 발은 오이켄은 독일 출신의 철학자이다. 베르그송은 프랑스 출신으로 1927년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으로 수상했는데 그는 생의 철학으로 한국인에게도 알려진 철학자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영국의 러셀경(卿)으로 1950년 ‘서양철학의 역사’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런던 타임스가 "5백년에 한 사람 나올까 말까 한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할 만큼 수학자, 철학자, 작가 및 사회 운동가로 다방면에 걸쳐 활동하면서 동시에 부도덕을 옹호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 2015년에는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가 ‘체르노빌의 목소리’란 르포 작품으로 문학상을 받아 기존의 문학 장르에서는 비켜난 분야로 상을 받았다.
앞서 본 인물들의 예외적인 노벨문학상 수상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문학상은 시인과 소설가, 희곡작가가 받았으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영미권에 치중되었다는 점을 외면할 수 없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첫 수상자가 된 한강작가로 인해 우리 사회가 일종의 쏠림현상처럼 노벨문학상 열기에 휩싸였다가 해가 바뀌면서 차츰 그 열기가 식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노벨문학상의 면면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기존의 문학 분야와 다소 동떨어진 분야의 수상자들에서도 결국 뛰어난 업적과 작품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의 위대한 정신 그리고 그 사회 구성원들의 문학에 대한 애정과 호응이 한데 어우러질 때 세계적인 상(賞)이 따라온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새해 2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