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포’ 빛 쪼여 만성 뇌졸중 잡는다

IBS·KAIST·GIST 공동 연구진 새 치료법 제시 별세포 칼슘 신호 강화로 시냅스 가소성 증진

2025-02-13     김중곤 기자
생쥐 뇌 조직(감각-두정피질 영역)에 옵토스팀원을 발현하고 빛을 쬐어주게 되면 별세포 선택적으로 칼슘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 칼슘 신호는 빛을 쬐어준 후 1분 이내에 최대로 올라가고, 이는 10분 정도 유지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별세포(Astrocyte)의 칼슘 신호를 조절해 만성 뇌졸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았다.

13일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이창준 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 김형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허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등 연구팀은 별세포로 만성 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손상되며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그동안 뇌졸중 치료는 주로 강한 자기장이나 전류로 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었는데, 작용 매커니즘이 명확하지 않고 치료 효과도 개인차가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실험한 치료법은 별세포의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 이를 높이면 신경의 연결이 강화·재구성되는 능력인 시냅스 가소성이 증진된다는 점을 찾았다.

벨세포의 칼슘 신호가 증가하면 신경세포 활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P와 D-세린 등의 신경전달 조절 인자가 분비되는데, 이때 D-세린이 NDMA 수용체를 활성화해 시냅스 가소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5년 IBS-KAIST 공동으로 개발한 광유전학 도구 ‘옵토스팀원(OptoSTIM1)'을 사용했다.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해 칼슘 이온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실험 결과 옵토스팀원으로 치료한 생쥐 그룹은 앞발을 사용하는 정교한 운동 기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한쪽 앞발을 사용해 투명 장치 틈 너머의 작은 먹이를 잡아내는 실험에서 뇌졸중 생쥐 대비 약 1.5배의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하루 1시간씩 2주간의 저강도 빛 자극만으로도 운동 능력이 회복됐는데, 이는 별세포의 칼슘 신호 조절이 뇌졸중 후 운동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창준 IBS 단장은 “별세포를 표적해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뇌졸중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며 “향후 별세포의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뇌졸중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 11.7)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