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 다신 없게 하늘이법 만들어야” 대전 초등생 부친 호소

눈물바다 된 故 김하늘 양 빈소 “선생님만 믿으랬는데” 분노·허망

2025-02-11     서유빈 기자
11일 오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 김하늘(8) 양의 빈소에서 영정 사진 속 하늘이가 밝게 웃고 있다. 유족의 공개요청에 따라 고 김하늘 양 사진 공개.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하늘이는 천국에서 뛰어놀고 있을 테지만,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아이들 잘 봐주세요.”

11일 오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 김하늘(8) 양의 빈소에서 하늘이 아버지는 조문을 온 학교 선생님들에게 북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이처럼 말했다.

하루아침에 생때같은 딸을 잃은 아버지는 “학교 안에서 교사가 애를 죽이는데 어떻게 믿고 보내냐”고 울분을 터트리면서도 남은 하늘이의 친구들을 더 보살펴 달라며 호소했다.

김 양은 전날 오후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하늘이와 함께 발견된 해당 학교 교사 B씨는 목과 팔이 흉기에 찔렸고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김 양이 실종됐던 당시의 상황과 경찰 수사에 대한 의문점을 드러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전날 오후 4시40분쯤 미술학원에서 하늘이와 연락이 되냐는 전화를 받고 하늘이 핸드폰에 깔아 놓은 위치추적 어플을 확인하니 하늘이 목소리는 전혀 없고 나이 있는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계속 들렸다”며 “경찰들이 하늘이 신호가 학교 바로 옆 아파트에서 잡힌다고 말했고 가족 등 모든 인원이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결국 하늘이는 시청각실에서 발견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살인이니까 부검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검찰은 원치 않으면 부검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게 뭐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11일 오전 고 김하늘(8) 양의 빈소에서 하늘이의 학교 친구들이 조문하고 있다. 유족의 공개요청에 따라 고 김하늘 양 사진 공개. 사진=서유빈 기자

김 양의 아버지는 여러 정황상 B씨가 계획해 범죄를 저지른 게 분명하다고도 강조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B씨는 2학년 3반 담임교사였고 하늘이가 오후4시40분에 혼자 있다는 걸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사전에 미리 흉기를 구입한 점, 시청각실 서랍을 여러 차례 여닫는 소리가 들린 점 등을 미뤄봤을 때 B씨의 계획범죄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에서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김 양의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엄마·아빠와 학교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라고 항상 얘기한다. 그런데 학교 선생이 아이를 죽였다”며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하늘이법’을 만들어서 심신 미약인 선생님들의 치료를 하고 하교하는 저학년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빈소에서 김 양이 어떤 아이였는지 묻는 질문에 김 양의 아버지는 “(아이브) 장원영이 되고 싶다고 콘서트 한 번만 보여달라던 밝고 착한 아이였다”고 답했다.

김 양 아버지는 “하늘이가 죽기 하루 전날 하늘이 여동생 생일이어서 가족 다같이 외식도 하고 재밌게 놀았다”며 “아빠, 엄마가 집 청소를 하면 항상 도와주려했고 출근할 때면 엘리베이터까지 나와서 ‘아빠 잘 갔다 와’라며 인사하는 아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늘이가 풀빌라를 가고 싶다고 해서 오는 8월에 나트랑으로 가족 여행을 가려고 예약을 해놨는데… 우리 가족은 못 가게 됐다”고 울음을 삼켰다.

11일 오전 고 김하늘(8) 양의 빈소에서 하늘이가 다니던 초등학교 교사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서유빈 기자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