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공세에 美 관세폭탄까지… 충청 철강업 ‘전전긍긍’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쿼터 체결한 한국도 포함될지 관건 충남 철강산업 규모 전국 2위 차지 알루미늄 제조업도 적지 않은 비중 업계, 긴장감속 정부 대응 예의주시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추가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철강 업계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이미 중국발 저가공세로 인해 충청권 일부 기업이 공장 가동을 줄인 상태인데, 향후 관세 추가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미국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현지시간으로 10일 발표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1기 행정부 시절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철강(25%)과 알루미늄(10%)에 관세 부과를 추진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를 피하기 위해 쿼터제를 받아들였다.
쿼터제는 지금까지 유지돼 철강 등 158개 품목(HS 코드 6단위 기준)의 대미 수출 물량에서 일부 할당량에 대해 관세를 면제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시점에서 트럼프의 관세 추가 부과 계획이 쿼터제와 별개로 추가 적용될 것인지, 또는 무역확장법 연장선상에서 적용돼 우리나라가 쿼터제와 이에 따른 관세 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등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시장 상황이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관련 산업이 밀집된 지역과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철강(1차 철강 제조업) 산업군이 집중된 충남은 2023년 기준 165개 업체가 위치, 종사자는 1만 7000여명으로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를 보인다.
이와 함께 충남은 알루미늄 관련 제조업도 40개사, 종사자 2000여명으로 전국 비철금속 업종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충남의 대미 철강 수출 규모는 지난해 1320여만달러로 전체 철강 수출국 가운데 미국이 8위, 철강 등 제품은 1억 3600여만달러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알루미늄 등 제품은 5800여만달러로 전체 수출국 중 미국이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추가 부과 가능성과 이로 인한 수출량 감소를 비롯해 미·중 간 관세 전쟁 영향을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지역 업체들이 이미 중국발 후판 등 저가공세에 이어 일본의 열연강판 반덤핑 등 사태로 사실상 수출보다 국내 시장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이 설명이다.
시장 상황이 악화돼 충청권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기업 공장을 비롯해 최소 3개 업체가 공장 가동 축소, 또는 근로 형태에 변화를 줘 생산량을 줄인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관세 전쟁과 추가 관세 부과 조치가 본격화되면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 등 저가 철강 물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트럼프의 발언만 있는 상태고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발언을 추후 협상 카드로 쓰려는 것일 수도 있고, 또 협상과정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관건이다. 정부 대응이 상당히 중요한 시점인데, 중국발 물량에 따른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