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신뢰·원칙’ 부재한 천안시의회 의장

이재범 천안 담당 부장

2025-01-23     이재범 기자
이재범 천안 담당 부장.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인사 파행으로 시작된 천안시의회 사태가 의장의 거짓 기자회견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김행금 의장은 제9대 천안시의회 후반기 시작부터 리더로서의 자질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통, 신뢰, 원칙이 없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김 의장은 취임 초부터 ‘불통’ 행보를 보였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 급기야 의장이 소집한 의장단 회의는 대거 불참으로 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과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취재 요청에 불응하는 일이 빈번했다. 의장이 의회 인사 문제와 관련해 마련한 기자회견은 1시간 20분 전쯤에야 기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됐다.

늦어도 전날 취재기자들에게 연락이 가거나 사전에 일정을 조율하는 게 보통의 기자회견 모습이다. 본인에게 너무 많은 연락이 와서 긴급하게 마련했다는 회견에 정작 극소수의 기자들만이 참석하게 된 배경이다.

김 의장은 갈수록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 의장이 말을 바꿨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의회 사무국 직원들에게서도 의장에 대한 신뢰는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오죽하면 직원들은 “결재가 올라가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급기야 의장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밝힌 ‘감사원 감사 청구’ 내용마저 허위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원칙’도 없다.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인사 문제와 관련해선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이후 여러 번에 걸친 내부 인사는 철저하게 원칙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이러한 원칙을 깨려 한다.

본인에게 충성하는 일부 직원들만 챙기려 한다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심지어 의장 비서실 별정 직원들의 근무 태만 의혹에 대한 직무감찰보고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경기는 급격하게 침체되고 있다고 한다. 천안을 놓고 봐도 ‘인구 100만 대도시’ 기틀을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시의 수장인 시장은 사법 리스크에 올라있다. 어느 때보다 의회 의장이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김행금 의장이 이처럼 중차대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이미 본인에게서 불거진 인사 공백 사태로 천안시의회의 2025년 첫 임시회는 조례안을 전혀 심의하지 못한 채 맹탕으로 끝났다.

과연 무엇이 천안시민들을 위하는 길인지, 이대로 괜찮은지 시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