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치료 새로운 패러다임 ‘로봇수술’
초기 무증상… 호흡 곤란·성대마비 증상 발현 로봇 통한 정밀 수술 가능해져… 회복도 ‘탁월’ 수술 후 출혈 조심… 천천히 운동 범위 넓혀야
2025-01-22 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갑상선은 목 앞쪽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샘 호르몬을 생산,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갑상샘 호르몬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인체의 물질대사를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양성과 악성으로 나누고, 악성을 갑상선암이라 한다.
◆ 위험 인자들
현재까지 알려진 갑상선암의 원인들은 방사선 노출, 가족력, 이전의 갑상선 질환 병력 등이다. 특히 방사선 노출은 갑상선암의 가장 확실한 위험인자다. 그리고 가족성 대장 용종증, 가드너 신드롬 등 유전적인 가족성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률이 증가한다.
◆ 초기엔 무증상
갑상선암도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그러나 병이 점차 진행되면 목 앞쪽에 단단한 덩이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호흡곤란, 성대마비로 인한 목소리 변화,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건강검진이 많이 활성화되면서 무증상일 때 발견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 수술, 이젠 로봇으로
과거 목 앞부분을 절개해서 진행했던 갑상선 수술을 복강경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이 대체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로봇을 이용한 정밀 수술이 가능해졌다. 내시경 기구가 들어가던 자리를 로봇 팔이 대체하고 있다.
내시경수술로는 쉽지 않았던 부위의 수술도 로봇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유연한 로봇 팔이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또 수술 의사가 보는 화면도 15배 정도로 확대되기 때문에 더욱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회복 시간도 더욱 단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로봇수술도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수술 방법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정해야 한다.
◆ 환자 맞춤형 접근법
갑상선암 로봇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다르다. 귀 뒤쪽으로 들어가는 후이개접근법, 겨드랑이 또는 유륜을 통해 들어가는 접근법, 겨드랑이-유륜 쌍방 접근법(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 그리고 최근에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경구강(Transoral) 접근법 등이 있다. 접근법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수술 후 주의사항
일반적인 갑상선 절제술의 주의사항과 비슷하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수술 후 출혈이다. 초반에는 과격한 움직임은 삼가하고 서서히 운동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숨을 크게 크게 자주 쉬는 것도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갑상샘 기능 유지와 재발 방지를 위해 처방된 호르몬제를 잘 복용하고, 무엇보다 재발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외래 방문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한선욱 순천향대 천안병원 교수는 "로봇은 더 이상 미래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지금 모든 분야에서 AI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면서 "갑상선 수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로봇의 성장속도를 고려할 때 머잖아 로봇수술이 당연한 수술법이 되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말했다.
도움말=한선욱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천안 이재범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