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다가오는 ‘직장암’ … 정상 체중 유지가 필수!

증상 없는 경우 대부분… 발견 어려워 기름기 음식 줄이고 식이조절·운동 必 남여 모두 인접 장기 침범 가능성 많아 환자 체형 따라 수술방법 ‘천차만별’ 최근 복강경 수술 발전으로 정밀도 ↑ 항문 보존율 키우고 전이 위험성 줄어

2025-01-22     이재범 기자
도움말=이수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직장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어렵다. 또 암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잔변감, 배변 시 통증, 혈변, 변비나 설사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 등이다. 문제는 그런 증상들도 치열, 치핵 등 항문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들이라 자칫 오인하고 간과하기 쉽다는 것이다.

◆ 직장암 예방하려면

발견이 어렵고, 놓치기 쉬운 직장암을 예방하려면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지나친 육류 섭취는 줄이고 신선한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칼슘이 많은 음식 섭취도 도움이 된다. 식이 조절과 함께 꾸준한 운동 등으로 정상 체중 유지에 힘써야 한다. 과음도 피하고 금연과 정기적인 검사도 꼭 필요하다.


◆ 수술 전 검사 중요

직장암 치료도 수술이 근본 치료법이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적절히 병행한다. 수술 전에는 여러 검사를 실시한다. 직장암이 발생한 위치, 암이 직장벽을 침범한 깊이, 전이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직장은 상부, 중간부, 하부 3부분으로 크게 나뉘는데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인접한 장기들을 침범할 수 있다. 남자의 경우 방광, 정관, 정낭, 전립선 등이 직장과 인접해 있다. 여자는 자궁, 질의 후벽 등이 인접해 있다. 또한 암수술은 완전 절제가 필요한데 항문과 가까운 하부 직장암의 경우 괄약근 보존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를 위해 수술 전 자세한 검사가 중요하다.

◆ 항문 보존여부 관건

다른 장기로 전이가 없고 직장암의 위치가 상부나 중간부에 있어 괄약근 손상 없이 완전 절제가 가능하면 바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항문과 가까운 하부 직장암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항문을 보존하기 어렵거나 암의 크기가 커서 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는 수술 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항암화학요법)를 먼저 시행해 암의 크기를 줄인다. 항암치료는 조직검사 결과 재발 및 전이 위험이 높거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4기 직장암에서도 시행한다.

수술 방법은 암의 위치와 수술 전 병기, 환자의 체형에 따라 달라진다. 항문 보존 여부가 관건인 수술 방법은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 후 결정한다. 괄약근을 침범한 하부 직장암은 항문을 보존하지 못해 영구적인 장루(인공 항문)가 필요하거나, 보존한다 해도 수술 후 잦은 배변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생기기 쉽다.

◆ 치료법의 최근 변화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등 수술 기구의 발전으로 좁은 골반 안에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2024년 10월부터 전체선행항암화학요법이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된 것이다. 수술 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함께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이전에는 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는 국소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방사선치료만 가능했다. 방사선치료에 효과가 없을 때는 추가적인 치료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2~3기의 국소 진행성 직장암에서도 수술 전 기존의 방사선치료뿐만 아니라 항암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게 됐다.

◆ 항문 보존율↑ 전이 위험↓

직장암 치료에서 환자들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항문 보존 여부’다. 암 크기를 줄여 수술 시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인접한 주변 구조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사선치료가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쏘는 부분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소 치료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수술 전 항암치료의 보험적용은 방사선치료의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이고, 원격 전이의 위험도 낮췄다. 또 그 과정에서 암이 완전 관해 된다면 수술 부담도 덜 수 있다. 직장암 치료법의 변화로 인해 환자들이 기존에 겪어야 했던 수술 후 부작용과 장루에 대한 걱정들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도움말=이수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천안 이재범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