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고용시장 실효성 있는 정책마련 시급

사설

2025-01-15     충청투데이
취업자 증감 추이 

지난해 고용시장이 국내 경기 상황과 맞물리며 일자리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증가는 15만 9000여명에 그치며 32만명이 넘었던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비상계엄 선포를 비롯한 정치 혼란이 지속된 12월에는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악의 고용지표를 나타냈다. 20대 청년층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는데, 단순히 통계를 넘어 미래 성장동력 약화가 우려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 9000명(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81만 6000명으로 최대 폭을 기록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산업별 현실은 더욱 엄중하다. 건설업 취업자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인 4만 9000명이 감소했고, 도소매업과 제조업에서도 각각 6만 1000명, 6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런 수치는 실물경제 전반의 침체를 나타낸다.


2012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인 일용직 근로자도 12만 2000명이 줄면서 취약계층의 고용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이 6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다소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26만 6000명 증가세를 견인했다는 점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실업자가 17만 1000명 증가하고, 60세 이상 실업자가 49.2%로 급격히 늘어난 사실은 고령층의 불안정한 고용 여건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고용 위기에 지속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내놔야 한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 투자 활성화 정책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 기반의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산업 고숙련 인력 양성을 통해 노동시장의 기술 격차와 불균형을 막을 필요가 있다. 20대와 40대의 고용 감소는 우리 경제 중추를 이루는 핵심 연령층이란 사실을 주목하고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직업훈련 강화도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노사 모두 노동시장 활성화만이 고용 증가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분명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