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장보기 겁나요… 소비자 물가부담 여전
농산물·과일값 급등에 소비자 고민↑ 정부, 27일까지 설 성수품 공급 확대 전문가 "유통구조 개선해 안정찾아야"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심상치 않은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배추와 무 등 농산물부터 과일값까지 전년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설 성수품 물가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의 농산품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대전 지역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5028원으로 전년 동월(3038원) 대비 65.5% 상승했다.
무 역시 1개 기준 3008원으로 전년 동월(1578원) 대비 90.6% 급등했다.
배추와 무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과 추석 이후 지속된 늦더위 탓에 농산물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를 조기 출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 성수품인 배와 사과 등 과일값도 강세다.
배는 10개 기준 지난해 1월 3만 7335원에서 이달 4만 639원으로 8.8%, 사과는 같은 기준 2만 7320원에서 3만 3767원으로 23.6% 상승했다.
지난해 배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생산 이후 저장 단계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하며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과일·채소 값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만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 중인 주부 현 모(53)씨는 “배추 등의 기본 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올해는 차례상 준비를 간소화하거나 일부 품목을 생략할까 고민 중”이라며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라 명절 선물마저 최대한 단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주부 황 모(50)씨는 “설 명절에 꼭 차려왔던 LA 갈비도 올해는 돼지갈비로 대체하려 한다”며 “물가 부담에 달갑지 않은 명절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오는 27일까지 배추와 무, 배, 소고기 등 16대 설 성수품 26만 5000t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급이 부족한 배 수요 대체를 위해 바나나와 오렌지 등 수입 과일 10종을 올해 상반기까지 낮은 관세 적용으로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외 역대 최대 900억원 규모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 규모 270억원으로 확대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책이 땜질처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그 어느 때보다 물가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비축물자 방출 및 외국산 수입 등을 통한 공급 확대는 일시적일 수 있다. 유통구조 개선 등의 적극적 대안을 마련해 물가 안정을 우선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