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동면 초대형 폐기물 매립장 건립… 행정절차 돌입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 접수… 매립장 부지 대부분 확보 "혐오 시설 반대" 동면 주민들 진정서 검토 등 반대 움직임도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천안 동면에 초대형 지정 폐기물 매립장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 측이 관련 행정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4월 30일, 5월 22일·6월 1일, 2024년 1월 5일 자 12면 보도>
9일 금강유역환경청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천안시 동면 수남리 산92-4번지 일원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조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가 지난해 말 금강유역환경청에 접수됐다. 사업명칭은 ‘천안시 수남리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조성사업’으로, 사업자는 수도권에 본점을 둔 종합건설사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 A 사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를 거쳐 지난달 23일 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내용을 공고했다. A 사는 3057억 원을 들여 2028년~2030년까지 매립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매립장의 규모는 총 사업면적 38만 6343㎡, 폐기물 매립면적 20만 4923㎡다. 매립용량은 상부 4단, 하부 6단 등 669만 1053㎥ 규모다.
매립 대상 폐기물은 지정폐기물과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일반 산업폐기물이다. 지정폐기물은 산업폐기물 중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감염성폐기물 등을 뜻한다.
A 사는 매립장 부지 대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상부지 90% 이상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나머지 부지는 도시계획시설결정을 받을 때 수용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동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동면 주민들은 “매립장이 들어설 경우 지역과 지역 주민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매립장 규모에 비춰볼 때 피해는 인근 지역과 지역민에 국한되지 않고 천안시와 청주시, 더 나아가 금강 유역의 광범위한 모든 지역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에게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폐기물 매립장의 위치는 충북 청주 오창저수지와 불과 2.5㎞에 인접했다. 오창저수지는 인근 6개 면에 농수를 공급하는 수원이다. 이 저수지는 청주시의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수생태계가 회복되고 생물다양성이 증가됐다. 2023년 환경부의 국가생태문화탐방로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업자가 매립장을 조성하고자 하는 부지 일대는 경지정리조차 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청정무구 지역”이라며 “(사업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지정폐기물을 매립하는 혐오 기피 시설을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 매립장 조성 추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금강유역환경청에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천안시의회도 지난 2023년 6월 ‘천안 동면 수남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반대 결의안’을 시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편 금강유역환경청은 오는 12일까지 동면 폐기물 매립장에 대한 주민의견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