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못지 않은 겨울철 차량화재 위험… “노후차 관리 중요”
3년간 충청권 자동차 화재사고 937건 충남 지난해 153건으로 1년새 26% ↑ 엔진 과열·오일 누유 등 주된 화재 원인 전문가들 “정기 점검·차량 소화기 필수”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겨울철 차량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차량 화재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겨울철에도 건조한 날씨와 차량 노후화 등으로 인해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충청권에서 차량 부품 등으로 발생한 자동차 화재 사고는 총 937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 408건 △충북 331건 △대전 166건 △세종 32건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충남은 2022년(121건) 대비 지난해 153건으로 약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겨울철(12월~2월) 대전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는 71건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2건이 엔진룸에서 발생한 화재로 나타났다.
겨울철 차량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엔진 과열과 전기적 요인, 오일 누유 등이 꼽힌다.
오랜 시간 히터를 작동하거나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과열된 엔진이 전기적 문제를 일으키거나 누유된 오일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일 대전 유성구 구암동 인근 도로에서는 주행 중이던 승용차가 추돌 사고 이후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1월 13일 유성구 화암동 한 도로에서도 오일과 연료 누설로 엔진룸에서 불이 붙어 약 1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 화재는 차량이 쉽게 과열되는 여름철에 발생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자동차 외부 부품이 녹아 불이 붙는 경우를 제외하면 엔진룸 내부 온도는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겨울철에도 엔진룸 온도는 100도에서 15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며 “자동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는 외부 온도와 크게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량 화재는 노후화된 차량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자동차의 오일 순환 통로는 시간이 흐르면서 경화되거나 신축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접합 부위에서 누유가 발생하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차량 화재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오일 누유 등 정기적인 점검과 차량 내 소화기 비치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에도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된 만큼 운전자 스스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겨울철 차량 화재는 발생 전 예단할 수 있는 징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화기를 통한 초기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