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참사 정국이지만 나눔 온도는 높여야

사설

2025-01-05     충청투데이

2024년 갑진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 해였다.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이 지속되면서 급여생활자와 소상공인들은 어느해 보다 혹독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 사망하며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앞서 같은 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이어진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갈등과 국가적·사회적 혼란은 우리 사회의 나눔과 배려라는 공동체 의식마저 실종시키는 듯 하다.

실제 충청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25나눔캠페인’이 저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일 현재 모금 목표액인 104억원 중 81억 1400만으로 78도에 도달했다. 하지만 올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캠페인에는 ‘듀센 근이영양증’이라는 신경계 근육 희귀질환에 걸린 아동을 돕기 위한 ‘사랑이에게 기적을 특별모금’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특별모금’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두 특별모금을 제외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지난 12월 31일 현재 54.5도다. 전년 동기 대비 52.9%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해에 같은 기간에 비해 52.9%에 불과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경기침체와 사회적 혼란 속에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나눔의 손길 또한 약해져 가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보릿고개에도 과객을 위해 쌀 한줌을 남겨놓던 우리의 공동체 의식도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더욱 힘든 이웃을 위해 함께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나눔의 문화와 정신은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단단하게 묶어줄 수 있는 가치다. 이 정신은 나라와 사회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또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 대한민국이 다시 정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번 캠페인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우리 사회의 연대와 희망의 잣대다. 나눔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우리 사회의 공감과 연대 지수 역시 높아질 것이다. 이웃을 위한 작은 손길이 모여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국민 모두의 참여로 보다 따뜻하고 희망찬 2025년을 열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