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대전·충남 글로컬 통합 시계… 한밭대 합류 여부 초미관심
한밭대, 충남대와 통합 재추진 희망 “3자 통합 가능, 많은 요구 없을 것” 충남대, 글로컬대 3자 협력에 난망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충남지역의 국립대 통합 시계가 빨리 흐르기 시작했다.
충남대와 국립공주대가 통합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연이은 글로컬대학30 탈락으로 충남대와 결별했던 국립한밭대가 다시 충남대에 협력의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밭대는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을 고수하던 기존 입장을 완전히 철회하고 통합에 따른 ‘자기 몫’까지 요구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180도 선회했다.
시·도 경계를 넘어선 초광역 통합을 시도하는 충남대-공주대에 한밭대까지 가세하며 진정한 1도 1대학이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2일 한밭대에 따르면 지난달 출범한 글로컬 대외협상위원회는 오로지 충남대만을 협상 대상으로 염두하고 있다.
권기석 한밭대 기획처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충남대와 통합이 안 되면 자체 혁신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 3개월 전만 해도 한밭대는 충남대와 서로의 길을 가기로 했다.
내부 반발과 상호 갈등 속에 지난해부터 2년 연속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실패하자 지난 8월말 두 대학은 각자도생을 택했다.
완전히 갈라선 줄 알았던 한밭대가 갑자기 입장을 뒤바꾼 것은 내년도 글로컬대학 사업을 앞두고 충남대가 정말로 새 파트너를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남대는 2일 대전과 이웃한 충남에 위치한 공주대와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대학은 내년 글로컬대학에 통합 모델로 공동 신청할 계획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충남대와 공주대가 통합하면 신입생 규모만 7000명 이상에 달하는 초대형 국립대가 되고, 반대급부로 홀로 남은 한밭대의 생존 위기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한밭대는 지난 충남대와의 통합 협상에서 강하게 주장했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캠퍼스 재배치도 더는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 처장은 통화에서 “지난달 교수회를 중심으로 내부 혁신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통합이 낫겠다는 의견이 모였다”며 “우리의 몫을 주장하는 부분에 있어도 최대한 열어놓고 유연하게 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전시에도 지역발전 관점에서 (충남대가) 한밭대와 통합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얘기했다”며 “충남대가 꼭 공주대와 통합해야겠다면 3자 통합도 좋고 많은 것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밭대가 통합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가운데, 충남대가 전향적인 자세로 3자 통합을 수용할지 관심이다.
이에 대해 충남대 관계자는 “공주대와 충남대가 먼저 통합하면 한밭대, 공주교대 등 지역 내 다른 국립대도 자연스럽게 합쳐질 것으로 본다”며 내년 글로컬대학의 3자 협력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답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