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내년도 독서문화발전 예산 대폭 삭감·폐지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 올해 ‘0원’ 편성 북페어도 내년도 정규 예산 반영 안돼 “보이는 문화 예산만 집중… 안타까워”

2024-11-27     조정민 기자
23일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대전 북페어 모습.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속보>=지역서점 및 독서문화 발전을 위한 내년도 대전시 예산이 줄줄이 삭감 또는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일, 13일, 15일, 지난 달 25일, 지난 26일자 2·3·4면 등 게재>

올해 전액 삭감됐던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은 내년에도 복구가 어려울 전망이고, 대안으로 개최됐던 대전북페어마저도 반짝 행사에 그칠 우려가 커지며 지역서점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다.

올해 향토서점 계룡문고가 폐업 이후 지자체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내년도 지역서점 관련 예산은 여전히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은 지난해 1억 3000만원이었으나 올해에 이어 내년 모두 ‘0원’으로 편성됐다.

문화행사 지원, 책배치 컨설팅 등 지역 서점 전반의 마케팅 및 홍보 수단으로 활용된 예산이 실효성을 이유로 2년 연속 편성되지 않은 것.

시는 대안으로 올해 주민참여예산 1억원을 들여 ‘2024 대전 북(book)페어’를 개최했지만 내년도 정규 예산엔 편성되지 않았다.

독서문화진흥 방면도 마찬가지다.

2022년 3150만원이었던 ‘독서문화진흥 직접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2700만원으로 규모가 줄었는데 내년부턴 아예 사업 자체가 폐지된다.

해당 사업은 시민들의 지식 정보력과 창의력 함양을 위한 범시민 책 읽는 대전 운동을 목표로 ‘희망의 책 대전 본부’가 맡아 진행해 왔다.

북콘서트, 독서강좌, 작은도서관 북스타트 강사 양성 교육 등이 개최돼 왔으나 내년부터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밖에 대전에서 출생 신고를 한 아기에게 북스타트 책꾸러미(그림책) 및 추천도서목록을 제공하는 ‘우리대전 북스타트’ 사업예산도 2000만원 가량 줄었다.

지역서점과 시민을 위한 독서문화 지원사업이 폐지 및 예산 삭감 기조를 보이며 곳곳에선 지적과 반발이 이어진다.

일각에선 책 판매처를 넘어 문화 허브 역할을 하는 지역서점 생태계가 무너진다면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박탈하는 바와 다름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진다.

강신철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장은 "내년도 지원 사업이 사라진 이상 한계가 명확하지만, 자체적으로 북토크 등 소규모 독서 행사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전반적인 독서문화 관련 예산은 축소되는 반면 대규모 행사 등 가시적 문화 예산에만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특히 생계와 직결된 지역서점에는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