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피해기금 정상화’ 전남·북 피해민도 힘 보탠다

보령·홍성·군산·부안·영광 피해민 회의 소송 장기화 예상… 대책 마련 위해 모여 권리찾기 진상조사위 정식단체 등록추진

2024-11-24     김지현 기자
21일 충남수산자원연구소에서 충남 보령·홍성, 전북 군산·부안, 전남 영광 유류피해민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한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21일 충남수산자원연구소에서 충남 보령·홍성, 전북 군산·부안, 전남 영광 유류피해민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한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3000억원 규모의 유류피해기금 관련 정상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북 일부 지역 유류피해민들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당초 피해가 컸던 충남지역 피해민을 중심으로 유류피해기금 정상화 움직임이 있었는데, 전남·북 피해민까지 합세하며 기금 정상화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유류피해민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충남수산자원연구소에서 충남 보령·홍성과 전북 군산·부안, 전남 영광 유류피해민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개최된 회의는 현재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사고 피해 복원을 위한 유류피해기금 관련 소송이 장기화될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 유류사고로, 삼성에서 피해지역 복원과 발전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67억원의 출연기금을 냈다.

이 기금은 충남 태안·서산·당진·서천으로 구성된 허베이조합과 충남 보령·홍성·전남·북 5개 시·군으로 구성된 서해안연합회에 각각 2024억원, 1043억원이 배분됐다.

허베이조합은 2028년까지, 서해안연합회는 지난해까지 배분된 기금을 집행됐어야 하는데, 기금 집행률이 저조해 모금회에선 양 단체와의 기금 배분계약을 해지하고 배분금 반환을 청구했다.

모금회의 기금 배분계약 해지에 반발한 서해안연합회는 지난해 11월 계약해지무효소송을 제기하고, 모금회는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가 배분금 반환에 응하지 않자 지난해 12월 배분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해당 소송들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충남과 전남·북 유류피해민들이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해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전남 영광 유류피해민들은 유류피해 정상화를 위한 1000여명의 탄원서를 회의 석상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일부 유류피해민들 사이에선 그동안 유류피해기금 정상화 움직임에 소극적이던 전남·북 지역 피해민이 정상화 움직임에 참여하면서, 기금 정상화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홍민호 전북 군산 동부어촌계장은 "서해안연합회에서 지난해까지 유류피해기금을 소진해야 했다는 사실을 어민들에게 숨기고 이자만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유류피해기금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유류피해민들은 가칭 ‘서해안연합회 유류피해기금 권리찾기 진상조사위원회’를 정식 단체로 등록하고,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해 활동할 것을 약속했다.

편도진 보령 장고도어촌계장은 "해양수산부에 유류피해기금 정상화를 위한 단체를 정식 등록하고 활동을 공식화할 예정"이라며 "유류피해기금이 유류피해민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피해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