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馬도 못버틴다 충청권 건설사 2년동안 111곳 줄폐업
경기침체·공사비 급등 위기 지속 시평액 1000억 이상 1곳 문닫아 400억 3곳·200억 9곳도 포함 돼 후방산업도 영향…내년 전망 암울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등 여파로 건설업계 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최근 2년간 충청권에서 건설사 100곳 이상이 사업을 포기하며 폐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에도 건설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안팎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1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충청권에서 폐업 신고가 공고된 건설사(종합공사업 분류 기준·전문공사 제외)는 총 215곳이다.
이 가운데 53곳은 업종 전환이나 법인 합병으로 인한 중복업종 폐업, 업종 신규 등록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나머지 162곳은 ‘사업 포기’를 폐업 사유로 제출했는데, 최근까지 지속 중인 부동산시장 등의 침체와 공사기간 장기화, 원자재가격, 인건비 등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세가 주요 원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111곳은 지난해부터 최근 2년간 폐업 신고를 한 건설사다.
2021년 부동산 활황기 당시 충청권 전체 폐업 신고 사례는 19건에 불과했지만 금리 급등기에 들어선 이듬해부터 점차 증가했다.
2022년 32곳이 사업 포기를 이유로 폐업한 데 이어 지난해는 56곳, 올해는 이달 중순 기준 5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폐업 건설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활황기 당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 업체들도 이름을 올렸다.
2021년 기준 시평액이 1000억원 이상 건설사가 1곳, 400억원 이상 3곳, 200억원에 육박 또는 상회하는 건설사가 9곳, 100억원 이상 2곳이 최근 4년간 폐업 신고 명단에 포함됐다.
이러한 폐업 사례 외에도 충청권에선 최근 2년 새 시평 20위권 내 상위 4개 업체가 법인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후방산업까지 줄도산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최근 건설경기동향조사에선 충청권 건설수주액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늘기도 했지만 지역 건설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 침체기에 사업성을 충족하는 우량 사업장이 대형건설사에 쏠리면서 지역 건설사들의 입지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충청권 내 수주액 8조 1163억원 중 지역 내 본사를 둔 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은 5조원대(66%)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금융연구원은 내년 건설경기도 더욱 악화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2.7%로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공사기간이 늘고 공사비도 급등하면서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 90%를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사를 해도 적자를 본다는 인식이 전반을 휩쓸고 있다. 건설업은 전후방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