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터뷰] 특수학교 과밀화 현상 해결 절실… “교사·학생 모두가 만족할 환경 갖춰야”

대전 특수학교 과밀 심각

2024-11-11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특수교육 현장에 찬바람만이 불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장애학생에 비해 학급, 학교가 부족해 과밀화가 심화되며 학생은 물론 교사들의 절규가 이어진다. 최근 인천의 특수교사 격무로 극단적 선택이라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도 남 일이 아니다. 과밀 특수학교는 물론 특수학급에도 갖은 어려움이 이어진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특수교육이 장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 "특수학급 증설·부담임 제도로 교사 업무 과중 해결돼야"

"단순히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업무 부담을 측정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 특수교사는 중증 장애 학생들을 교육하며 특히 신체적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의 생활 전반적인 부분을 지원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경우 이동, 화장실 및 식사 도움 등 생활의 기본적 부분에도 도움이 이어져야 하며 공격적 행동관리가 필요한 중증 장애 학생도 있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다. 법적 기준에만 따른다면 교사 1인이 휠체어를 타는 학생 3~4명을 맡게 될 수도 있는데, 문제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다. 교사 1명이 3개의 휠체어를 밀며 대피할 수 있을까? 일반학교 내의 특수학급에서도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 초등학교의 경우 특수학급 내에 1학년부터 6학년 학생이 모두 섞여 있고, 가르쳐야 하는 과목이 각기 달라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다학년, 다교과에 따른 어려움이 발생함에도 이에 대한 어떤 지침도, 제도도 없다. 처음 특수학급에 발령 받았을 때 특수학급은 아이들을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들기도 했다. 결국 현재 특수학교 교사 업무 과중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당 학생 수를 줄여 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 당장 단기적으로는 부담임 제도를 통해 추가 교사 배치가 곳곳에 이뤄져야 한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의 신설, 증설을 통한 과밀 문제 완화도 절실하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교육정책이 특수교육 대상자의 필요를 초기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권우미 대전가원학교 교장 

권우미 대전가원학교 교장 "물리적 공간 부족해 체육 활동 제약 많아… 교육청 지속 지원 절실"

"현재 가원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는 법적 기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 전체 학급 수가 인가된 34학급보다 초과된 49학급을 운영 중이다.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과밀화로 인한 협소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특히 체육 활동을 할 때 공간적 제약에 대한 어려움이 크게 느껴진다. 강당에서 학생들이 여러 활동을 하기 위해선 공간 확보가 우선임에도 강당을 이용하는 학급 수가 많아져 교육 활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다. 안전 문제도 또 하나의 어려움이다. 공간은 한정적인데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급식실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이어진다. 교사들에게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학생 수가 많아짐에 따라 특정 행사를 담당하는 교사나 생활기록부 작성 등 일부 업무에 관여하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학생 지원, 교육 뿐 아니라 행정적 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다 보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의 안전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청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우선 추가 교실 확보를 위해 대전시교육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 현재 증축 계획은 오는 2026년 2월 중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신설 학교가 세워지기 까지 여러 해가 걸리는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지원 방안이 확립되길 바란다."

사재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장

사재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장 "소규모 특수학교 설립·교사 의견 반영한 현실적 정책 마련 필요"

"현재 대전의 특수교육 환경은 과밀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대전 전체 학생 수는 감소하는 반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증가해 전체 학생 대비 2.2%에 이르고 있다. 특수학교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특수학교 설립이 가장 필요하다. 일반학교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병설학교, 일반학교와의 시설 공유가 가능한 분교형, 통학 접근성이 높은 지역의 단설형 소규모 특수학교 등을 신설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학생 배치 문제 등에도 교육청의 적극적인 추진이 중요하다. 타 지역에서 전학을 오는 특수학생에 대해 해당 학생의 학군지만 보고 이미 과밀된 특수학급에 배치하는 사례도 있었다. 특수학급에만 계속 상주하며 특수학생들을 지도하는 전일제 특수학급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확인과 대안이 필요하다. 대전은 원칙적으로 전일제 특수학급 대상 학생이 없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일제 특수학급 학생이 있다. 이를 고스란히 전담하는 교사가 분명 있는 형국이다. 결국 특수학교와 학급의 실제 현황등을 명확히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한다. 실질적인 현장은 교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학급과 학교 증설 정책에 그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