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명 불편 겪은 충남 보령댐 광역상수도 고장
사설
2024-11-10 충청투데이
보령댐 광역상수도 파손으로 충남 서산, 당진, 태안, 홍성지역 주민 33만여명이 사흘가까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상수도관 파열은 지난 7일 오후 8시30분께 일어났다. 이날 홍성군 구항면 보령광역상수도에서 물이 흘러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수자원공사가 즉시 현장에 나가 파손된 공기밸브를 수리한 뒤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밸브가 고장이나 단수사태를 야기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서산·당진·태안·홍성 관내 상당수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원인은 노후관에 있었다. 단수사태를 일으킨 보령댐광역상수도 홍성가압장 공기밸브는 26년 전인 1998년 준공됐다. 여기에 연결된 밸브로 서산, 당진, 태안, 홍성지역에 하루 18만7000t의 수돗물 공급을 조절해왔다. 노후관을 미리 교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195㎞ 구간에 달하는 보령댐 노후 광역상수도 교체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산 등을 감안해 일시에 교체를 할 수 없어 우선순위를 정해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한 홍성가압장 시설은 우선순위에 밀려 2031년부터 시설 교체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하루만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도 그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저장시설이 돼 있는 곳은 몰라도 일반가정에서 단수사태에 대비해 물을 미리 확보해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부 학교는 단축수업에 들어갈 정도였다. 조리를 할 수 없어 급식은 대체식으로 바뀌었다. 수자원공사와 지자체의 신속한 대처는 평가할만하다. 단수 예정 사실을 즉시 알리고, 비상급수체계 가동에 나건 것이다. 15t 물차 45대를 동원하고, 병물 50만병을 단수지역에 긴급 지원했다고 한다.
유사한 사고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20년 이상 된 노후관이 아직 많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도관 파열사고처럼 일시에 수십만명이 불편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반면교사로 삼아 마땅하다. 노후관 교체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하지만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