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직지문화협회 ‘발전적 해체론’ 대두
2005년 출범 이후 유명무실 비판 지속 청주시 예산 지원 의존 독자생존 요원 직지가치증진위 확대 개편 대체 여론
2024-09-29 김동진 기자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2005년 출범 이후 20년이 다 돼 가도록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론이 지속되고 있는 세계직지문화협회(이하 직지협회)의 발전적 해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직지협회는 지난 2000년 청주국제인쇄출판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직지 가치 증진을 위한 각종 연구·교육사업,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 관련사업, 직지 국제교류·홍보 등 세계화 사업 등을 위해 2005년 3월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직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영역의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민간 차원의 활동 영역을 주도, 직지 세계화에 기여하겠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그러나 직지협회는 2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존재 가치’가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기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립 당시 100억원의 기금을 모금, 자생력을 갖춰 직지 세계화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으나, 19년 동안 모금한 금액은 3억여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각종 사업 추진 명목으로 거의 소진한 상태다.
설립 목적에 맞춰 정관에 명시한 사업도 대부분 ‘선언적 사업’에 그치면서 청주시로부터 일부 사업을 위탁받아 겨우 연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 관련 업무도 직지가치증진위원회로 넘어가면서 현재 직지협회가 시 예산 지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1인1책 펴내기 사업(1억원), 직지콘텐츠 공모전(4000만원), 직지홍보 순회전시회(7000만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시나 고인쇄박물관 자체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이어서 직지협회 생존을 위해 억지로 위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지협회 운영과 인건비 명목으로 연간 1억 5000만원의 예산도 따로 지원된다.
지난해 1월 새로 취임한 김성수 회장이 협회 운영을 위해 매년 1000만원의 기금을 출연,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00년 회장을 맡았던 곽동철 청주대 교수는 취임 일성으로 회원 확대와 기금 확충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겠다고 천명했지만, 3년 동안 변화된 것은 거의 없다.
기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홈페이지마저 관리예산 부족을 이유로 9월부터 운영이 중단된 것이 직지협회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이에 따라 직지협회를 발전적으로 해체, 대체 기구를 통해 직지 세계화사업 등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 시에서 운영중인 직지가치증진위원회를 확대 개편, 산하기구 또는 별도 기구로 운영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20년 청주시의회 유광욱 의원의 대표발의로 조례가 제정돼 있는 데다, 운영 목적과 사업 등도 직지 가치 증진과 세계화라는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위원회로 운영되는 직지가치증진위를 기구로 확대 개편, 직지협회를 흡수하는 것이 업무적으로나 예산상으로도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직지협 운영에 대해 시의회 차원에서도 여러 차례 개선을 촉구하고 자생력을 갖추도록 지적해 왔다"며 "그럼에도 개선 가능성이 없고, 시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지속된다면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