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물 확산’ 구시대적 성교육도 한몫
피해자 대다수 미성년자… 2년새 4배 ‘훌쩍’ 청소년 4%는 성적 이미지 공유 요구 받기도 시대 달라진 만큼 성교육 개선·인식변화 절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최근 성행하는 딥페이크 음란물 등 디지털성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디지털 세대에 적합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재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로부터 딥페이크 피해 지원을 요청한 781명 중 288명(36.9%)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딥페이크 음란물로 인해 피해 지원을 요청한 미성년자는 2022년 64명에서 올해는 지난 25일까지 288명으로 피해자 수가 2년 만에 무려 4배를 넘어섰다.
실제 여성가족부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인식 및 피해 경험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14.4%는 ‘인터넷 이용 중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누군가로부터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3.9%에 달했다.
반면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한 소년범 비율 역시 매년 늘고 있어 교육현장의 예방교육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다루는 성교육 내용과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공교육에서도 성 문제를 다루는 방식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전 방식의 소극적 성교육만으로는 요즘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 연간 15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의무적’으로 시행될 뿐이다.
이번 딥페이크 명단에 포함된 대전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가해자만 전국 22만명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여기엔 10대 청소년들도 포함돼 있다고 들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선 가해학생들에 대한 엄벌 및 선도 등 재발방지책이 하루 빨리 나오길 바란다”고 걱정했다.
이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을 위한 성교육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디지털로 이뤄지는 각종 성범죄 유형이나 예방책 등 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듣고 싶은데 원론적인 내용만 전달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미성년 성범죄의 피·가해자가 점점 저연령화되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노출 등 여러 생활적 요인을 분석해 이에 적합한 성교육이 제공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래숙 대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디지털은 요즘 아이들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에 따라 성을 인식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신체·정식적으로도 발달단계가 매우 빨라졌다”며 “그만큼 성에 대한 민감도나 관심도 자체가 예전과는 다른데 성교육 내용이나 교육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으니 교육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