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파고든 딥페이크 성범죄… 충청권 교육현장 ‘패닉’
일명 ‘겹지방’ 등 텔레그램 중심 성범죄 확산 떠도는 피해학교 명단에 충청권 47곳 포함 학생·학부모 리스트 공유… 불안·공포감 고조 대전지역 학교 1곳 피해상황 공식 보고하기도 정확한 피해 집계 아직… 정부도 대응 나서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SNS 이용자 사진을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Deepfake) 음란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신학기를 맞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 딥페이크 피해학교들의 위치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딥페이크 피해 학교 지도’가 등장하는 등 파문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는 폐쇄된 텔레그램 일명 겹지방(지인이 겹치는 방)을 통해 여성 지인을 대상으로 딥페이크를 제작해 공유하는 것이 알려지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가 긴급으로 각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음란물 현황파악을 요청한 결과, 27일 오후 1시 기준 대전 고등학교 1건, 세종 2건(중1, 고1), 충북 13건(중10, 고3), 충남 6건(중5, 고1)이 공식 보고됐다.
하지만 SNS상에 다수의 피해학교 명단이 떠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학교 명단에는 대전 지역 대학 9곳을 비롯해, 고등학교 30곳, 중학교 8곳 등 피해 학교 명단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천안에서는 중학교 3곳, 고등학교 9곳 등 12곳이 피해학교 리스트로 온라인상에서 확산됐고 충북 청주에서는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0곳, 대학교 2곳의 명단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모 대학교 21학번~24학번, 특정 지역 1995년생~2008년생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딥페이크 피해학교 지도를 보면 세종, 충남 공주·논산·보령·아산, 충북 옥천·충주 등 소도시 학교들도 적지 않게 표시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앞서 지난 3월 진천에서 중학생 5명이 또래 여중생과 여교사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사진을 제작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향후 피해 학교는 지도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상황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선 SNS에 자녀 사진을 지우자고 독려하거나 지역별 피해학교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전·세종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아이의 얼굴이 노출된 게시글은 지금이라도 삭제하시길 바란다”며 “딥페이크 뿐만 아니라 신상이 공개되는 순간부터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공포감 확산에 정부도 대처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익명의 보호막에 기대 기술을 악용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관계 당국에서는 철저한 실태 파악과 수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아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역 경찰청도 내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며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