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가마당 4만원 ‘뚝’… 쌀값 따라 폭삭 주저 앉은 농심
정부, 역대 최대 쌀 45만t 매입 확정 완충 물량 도입 등 농민 달래기 나서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최근 10개월 동안 산지 쌀 가격이 급락하면서 농업계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 가격은 20kg당 4만 4435원, 한 가마(80kg)당 17만 774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초 20kg당 5만 4388원, 한 가마당 21만 7352원에 비해 약 4만 원가량 하락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7월에서 9월 사이에는 재고 감소로 쌀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재고 과잉과 쌀 소비 감소가 겹치면서 역계절 진폭이 나타나 쌀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인 45만 톤의 공공비축 매입 계획이 의결됐다.
올해 매입 물량은 2024년산 쌀 40만 톤과 지난해 생산된 쌀 5만 톤으로, 총 예산은 약 1조 2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의 40만 톤 대비 5만 톤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매년 쌀을 비축해 수급 불안과 식량 위기에 대비하고 있지만, 쌀 소비 감소로 인한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매입 물량을 확대했다.
정부는 공공비축 매입 외에도 추가 대책을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는 내달 초 쌀 수확기 대책을 예년보다 앞당겨 발표할 계획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밥쌀 과잉 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수확기에 주정용이나 사료용으로 사용할 쌀을 완충 물량으로 사전에 지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시장에 유입되는 밥쌀 물량을 줄이고,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쌀값 하락은 단순히 농가 소득 감소를 넘어 농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농민들은 생산비 증가와 소비 감소의 이중고를 겪고 정부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쌀 소비 감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쌀 산업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며, 쌀의 활용성을 높여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