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차량에 환경미화원 사망, 이런 희생 언제까지
사설
2024-08-08 충청투데이
충남 천안에서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던 30대 환경미화원이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을 거부하고 도주하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제 오전 0시 53분께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20대 운전자가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나다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가해자는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1㎞가량 도주하다 쓰레기 수거 차량 뒤쪽에서 작업하던 환경미화원을 친 뒤 다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언제까지 환경미화원들의 희생이 계속돼야 하나. 시민들이 편이 잠든 사이 환경미화원들은 찜통더위도 아랑곳 않고 쓰레기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의 교통사고는 잊을 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대전에서도 새벽 근무 중이던 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3월 원주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가 폐기물 수거차를 덮치는 바람에 환경업체 직원이 우측 발을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다.
이번 천안 사고처럼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부터 하고보는 음주 뺑소니가 또 다른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가수 김호중 학습효과다.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중구 한 사거리에서 충돌사고를 낸 50대 화물차 운전자가 차를 두고 도주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50대 여성 음주운전자가 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 7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도주했다. 한참 후에 경찰에 출석한 이들은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검출되지 않았다.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등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음주운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1일 오후 8시부터 2시간가량 음주단속을 벌여 면허취소 8건, 면허정지 7건 등 모두 15건을 적발했다. 음주운전이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도주 후 나타난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밝혀도 처벌을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래서는 음주운전 근절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