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톡톡히 한 대서… 숨이 턱턱 막히네

청주 중앙공원 노인들 연신 부채질 “선풍기로 버텼는데 너무 더워 나와” 냉방시설 설치 버스승강장 찾기도 육거리시장 좌판 상인 얼굴에도 땀 “장사도 안되고 일찍 들어갈 예정” 에너지 취약층 힘겨운 여름나기속 충북 올해 온열질환자 34명 발생 도, 9월 30일까지 응급실 감시체계

2024-07-22     장예린 기자
▲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나무 그늘 아래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청주의 체감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었다.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여름 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 외출을 자제한 탓인지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청주시 중앙공원에는 부채를 든 노인들이 나무 그늘 아래에 모여 연신 부채질을 하며 흐르는 땀을 식히고 있었다.


나무 그늘 한 쪽에선 돗자리를 피고 휴식을 취하는 노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노인은 "집에서 선풍기로만 버텨왔는데,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 공원을 찾았다"며 "계속 선풍기를 틀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집에서 혼자 있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 숨이 턱턱 막혔다"며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보다 나무 그늘 밑이 더 시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냉방시설이 설치돼 있는 스마트 버스 승강장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경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한 정류장에서 만난 노인 A 씨는 "더워도 너무 더워 당최 밖을 나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냉방시설이 설치돼 있는 스마트 버스 승강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A 씨는 "지인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날이 너무 더워 못 가겠다. 조금만 쉬었다 가야겠다"며 "다른 정류장은 에어컨이 없는데 이곳은 설치돼 있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회관이나 은행에 무더위쉼터도 있지만, 사람들이 많아 눈치가 보여서 갈 수 없다"며 "시민들을 위해 에어컨이 설치된 정류장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더위를 온 몸으로 견뎌야 하는 이들도 있다.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 입구에서 좌판을 하는 B 씨의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B 씨는 파라솔에만 의지한 채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나물을 팔고 있었다.

그는 "날이 너무 더워 사람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비가 많이 와서 멀쩡한 나물도 얼마 없다. 장사도 안되고 날은 덥고 일찍 집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내에서는 지난 5월부터 21일까지 3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이달에만 8명이 집중됐다.

이에 충북도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5월 20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보고된 도내 온열질환자 수는 총 257명이고 사망자는 5명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올해 기상청의 여름 기후전망에 따르면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온열질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등 일반적인 건강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