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한번” 같이 “사기 인지 다시 한번”

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2024-07-08     충청투데이

지인의 사례다. SNS단체 대화방에 초대되어 유명 투자분석가가 정보를 공유해 준다는 호기심이 생겼고, 소액 심심풀이로 하자는 말에 경계심도 풀었다. 일단 만원으로 체험을 해보니 2만원을 벌고, 2만원이 4만원, 이런 식으로 투자금은 빛까지 동원해 어느새 1000만원으로 늘어났고, 다섯 배 수익 냈다는 말에 좀 의심이 가서 투자를 정리하고 돈을 찾으려 했지만, 발을 뺄 수가 없었다.

금융감독원 ‘금융당국 조사’ 핑계로 추가 입금을 유도하는 것이다. 중간에 거래 실수가 있어 돈을 채워 넣어야 출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해 대출까지 받았지만, 속임수에 넘어가 투자금에다, 빌린 돈까지 날린 것이다. 전통적인 리딩방 사기에 걸린 것이다.

지난 5월 신종 주식 리딩방 사기로 2억원을 잃은 50대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최근 6달 동안 이와 같은 사기 피해액만 2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고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가짜사이트에 유명 경제학자를 사칭해서 거래를 진행 시키고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모두 연출된 것이다.


요즘은 AI 기술을 이용해 유명인들의 행동, 목소리까지 동원해 3배의 수익을 낸다고 현혹하고 있다. 투자 후기라면서 올라온 글도 매크로로 작성된 가짜다.

사기 조직원들은 바람잡이뿐만 아니라 총책을 두고 연결책, 테크운영책, 관리책, 자금세탁책 등으로 나뉘어 피해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20·30대 젊은이들의 한탕주의 욕망을 파고들고, 고령층의 노후 자금을 먹잇감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입금된 돈은 대포계좌에서 또 다른 대포계좌로 들어가 현금으로 세탁되고 최종 사기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주식에서 떼돈을 벌어준다 하는 건 대부분 거짓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무료 주식 리딩방 광고 문자도 무조건 무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전자상거래인 알리·테무 ‘낚시성 광고’를 믿으면 안 된다. ‘원하는 제품 5개 고르면 무료 구매’, 5개 제품 골라 앱 장바구니에 넣은 뒤 전자상거래가 제시하는 각종 미션을 깨면 해당 제품을 무료로 준다는 내용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에서 다음 달 8월부터 정식 투자 자문 업자가 아니면 대량 광고 문자를 함부로 보낼 수 없게끔 한 것이다.

성경에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격언을 삶의 지표로 살어야 할 것이다. 금리보다 높은 투자이익은 쉽지 않은 것이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꼭 간직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