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은 삶, 불멸의 애국혼… 보재 선생 발자취 따라 걷다
[6일 제69회 현충일] 이상설기념관 내달 정식 개관 진천출신 충북대표 독립운동가… 진천읍 산척 9830㎡터에 지어져 최첨단 실감형 전시기법 도입 구국운동·교육자로서의 삶 등 조명 나라사랑 호국정신 교육의장 주목… 서훈 등급 상향 움직임도 활발
2024-06-04 이용민 기자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독립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니 외로운 혼인들 어찌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랴. 다만 동지들은 기필코 조국광복을 이루리라."
지난 3월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준공식에서 공연된 연극 ‘불꽃같은 삶, 불멸의 애국혼’의 도입부다.
연극은 "대한의 독립! 자유로운 그대들의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꽃다운 영혼들을 기억해주오"라는 말과 함께 막을 내린다.
충북 진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溥齋 李相卨) 선생은 1917년 3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1909년 이위종과 함께 러시아-만주 국경 지방에 독립운동 기지인 한흥동을 건설하는가 하면 1914년 한일 합병 후 최초의 망명 정부인 대한광복군정부를 세워 정통령에 선출되기도 했다. 호국보훈의 달에 걸맞은 애국지사라 할 수 있다.
진천읍 산척리 9830㎡ 터에 지어진 이 기념관은 불꽃 같은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최첨단 실감형 전시기법은 당시 현장에 선생과 함께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제공한다. 단순히 ‘헤이그 특사’로서가 아니라 학문의 탁월함, 관료로서 구국운동, 독립을 위한 교육자로서의 삶, 해외 독립운동의 발판 마련 등 선생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는 장소가 될 전망이다.
이상설기념관은 다음달 정식 개관을 앞두고 더욱 분주한 보훈의 달을 보내고 있다.
전시관과 강당 겸 교육관 등을 갖춰 벌써부터 학생들이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끔 하는 호국정신의 교육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직원과 학예연구사 채용이 완료되면 각계 의견을 모아 보재 선생의 애국 애족 정신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시 교육 등 프로그램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이상설 선생의 서훈 등급 상향도 화두다. 현재 서훈기준은 상훈법에 따라 ‘공적이 국가와 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와 지위, 그 밖의 사항’을 고려해 결정한다. 독립운동과 옥고를 치른 기간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이상설 선생은 1962년 국가유공 2등급에 해당하는 대통령장에 추서됐다. 현재 대한민국장에 추서된 인물들의 면면을 볼 때 이상설 선생 역시 1등급에 추서되는 게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에 추서됐던 유관순 열사는 서훈이 공적과 상징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에 따라 2019년 1등급인 대한민국장에 재추서된 바 있다.
진천군을 비롯해 화수회, 기념관사업회 등은 대한광복회와 협력해 서훈 등급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진천 지역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전국 광복회원들과 함께 각 시도별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정계 인맥이 탄탄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역할도 기대된다. 이 광복회장은 이상설 선생과 동문수학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은 "이상설 선생의 업적을 볼 때 서훈 등급을 상향해 대한민국장으로 해야 한다"며 "앞으로 그게 제일 중요하다 보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라나는 후세들이 이상설 선생의 애국 애족의 정신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교육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고 했다.
진천=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