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 과수화상병 발생 당분간 계속될 듯
충북농기원 개발 저항성 대목 기술 보급 더뎌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가능… 예방 철저 당부
2024-05-21 김영재 기자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충북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첫 발생한 과수화상병의 피해는 한동안 매년 반복될 전망이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충주에서 도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일주일만인 20일까지 4개 시·군 21곳의 과수원으로 확산했다.
지역별로는 충주 15건(4.7㏊), 음성 3건(7.0㏊), 단양 2건(0.8㏊), 괴산 1건(0.01㏊) 등이다.
지난해에는 5월 8일 도내에서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는데 같은 달 20일까지 11건(2.6㏊)으로 늘었다.
올해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진 양상이다.
더 큰 문제는 기온이 과수화상병 병균 생장에 적합한 상태로 변하는 것이다.
과수화상병 병균은 기온이 18도 이상이면 활성화하고, 25∼28도에 습도 80% 이상이 생장 최적 조건이다.
반면에 기온이 32∼33도 이상이면 병균이 더 이상 생장을 못한다고 한다.
이날 청주기상지청이 발표한 24∼31일의 중기예보에 따르면 이 기간 아침 기온은 11∼18도, 낮 기온은 22∼29도로 평년과 비슷하다.
오는 27일 오전엔 비가 예보됐다.
특히 사과 주산지인 충주의 경우 과수화상병 병균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24∼28도의 낮 기온을 이 기간 유지한다.
지난해 도내에서 장마기간이 낀 5∼6월 두 달간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77건(29.2㏊)에 달한다. 이 중 70건(25.1㏊)은 매몰 처분됐다.
이같이 매몰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치료제가 없어서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5∼6월에 사과, 배 등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전염병인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병 발생 정도에 따라 과수원 일부(5%미만 감염) 또는 전체(5%이상 감염)를 매몰해야 한다.
충북농업기술원이 과수화상병에 강한 사과 대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허까지 받은 이 기술은 정단분열조직(생장점)을 이용해 최적의 조직배양 배지를 선발, 바이러스가 없는 사과 대목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과수농가에 대목이 보급되지 않고 있다. 이 특허기술을 이전 받은 청송군농업기술센터와 하나과수묘목 영농조합법인이 조직배양묘목 증식 단계에 있어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나 농가 보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농가에 보급이 돼도 수령이 4∼5년이 돼야 과실 수확이 가능해 급격한 과수화상병 발생 억제 기대는 난망하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저항성 사과 대목이 농가에 보급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농가 보급 확대와 열매를 맺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기간 동안 철저한 예방으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