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대비 선제적 도로 통제 놓고 갑론을박
무심천 하상도로 통제 "퇴근길 지옥" "비상 상황… 과할 정도로 해야" 반박 전문가 "당위성 충분히 홍보를 해야"
2023-08-10 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지난달 충북지역에서 집중호우로 발생한 인명·재산 피해 상당수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재난당국의 제6호 태풍 ‘카눈’에 대한 선제적 재난대응이 이어지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민 불편을 무시한 행정편의라고 비난하고 있다.
청주시는 9일 오후 4시 무심천 하상도로를 시작으로 지하차도, 도로 등에 대한 선제적 통제에 나섰다.
무심천 하상도로의 경우 통제시각이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무심천변 도로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이에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용자들은 선제적인 차량 통제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거나 시의 선제대응을 옹호하는 등 입씨름을 했다.
한 글쓴이는 "선제적 대응으로 퇴근길을 지옥으로 만들었다"며 "이 정도 비에 통제라니 퇴근 시간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한 글쓴이는 "적절하게 날씨를 봐가면서 해야 하는데 왜 지금 통제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퇴근 시간은 지나고 했어야 한다"고 공감의 답글을 썼다.
하지만 다른 한 글쓴이는 "태풍 때문에 전국이 비상상황인데 선제적으로 하상도로 통제한 게 그렇게 불만이냐"며 "지금 상황에서는 과할 정도로 선제대응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또 "선제대응 해도 난리 안 해도 난리"라며 "안전불감증이 심하다"고 쏘아붙인 이도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만큼 큰 피해가 예상된다"라며 "침수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강풍 대비 취약시설물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재난전문가는 "지역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직후 재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지자체의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재난대응에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는 필수요소인 만큼 지자체도 선제대응의 당위성을 충분히 홍보해 시민들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