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느는 대전] 독거노인, 신도심 보다 원도심… 남성보다 여성에 ‘집중’
[독거노인 늘어나는 대전] 자치구별 인구 대비 독거노인 비율 동구·중구·대덕구 ‘2~3배’ 높아 전체 독거노인 중 67%는 ‘여성’ 의료·문화 등 원도심 환경 개선 여성 노인 양질 일자리 구축 必
2023-07-11 노세연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대전의 독거노인은 ‘신도심’보다 ‘원도심’에서 비중이 높고,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것으로 확인돼 지역이 당면한 정책적 과제에 이목이 쏠린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자치구별 독거노인 수는 △동구 1만 4164명 △중구 1만 3939명 △서구 1만 6209명 △유성구 8548명 △대덕구 8667명이다. 단순 인원수로 보면 서구가 약 1만 6000명으로 가장 많지만, 전체인구 중 독거노인의 비율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치구별 인구 대비 독거노인 비율은 △동구 6.4% △중구 6.1% △대덕구 5.0% △서구 3.4% △유성구 2.4% 순이며, 원도심인 동구·중구·대덕구가 서구·유성구에 비해 2~3배가량 높다.
지역 인구 중 독거노인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관련 복지나 정책 서비스에 대한 지역민 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 사는 노인 비중이 놓은 지역을 중심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특정 인프라·사회서비스들의 안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전 원도심은 그간 신도심 중심 도시개발로 인구가 대거 유출되고 다방면으로 낙후된 상태다.
일례로 종합병원·의원 등 요양기관의 수를 헤아려도 서구(1176곳)·유성구(627곳)가 동구(468곳)·중구(518곳)·대덕구(305곳)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원도심은 고령층 근로환경이 불완전한 탓에 지역 전체 소득이 낮고 경제기반이 취약한 점은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동·서부 간 벌어진 문화 격차는 대전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의료·일자리·문화적 측면에서 신도심에 비해 뒤떨어진 원도심 거주환경은 독거 노인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더 나아가 지역의 활력을 빼앗는다. 전체 노인 가구 중 단독가구 비중이 우세해지는 현 추세에 발맞춰 원도심에 대한 대대적 도시기반시설 확충·산업구조개선 정책이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도심의 특징과 함께 독거노인 정책방향 설정에 있어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또 다른 요소로 ‘성별’이 꼽힌다.
지난해 대전 독거노인 6만 1527명 중 4만 1390명(약 67%)은 여성이다.
근본적 원인은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6~7년 높기 때문인데, 자녀 출가이후 부부끼리 생활하다가 남편이 먼저 떠나면 부인만 남게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생 동안 육아·시부모 봉양·집안일을 도맡아 해온 여성 노인에게 전문성을 담보한 양질의 일자리는 ‘그림의 떡’이다.
임송은 대전보건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여성 노인은 성 역할 분담에 따라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남편과 사별 후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가 고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