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청년 일자리 2만 4000개 어디로 갔을까

충청권 15~29세 취업자 수 급감 우려 목소리 일자리 감소, 고용악화 아닌 청년인구 감소탓 지역인구 고령화 인한 통계 착시효과 분석도 전문가들 “공공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필요성”

2023-05-15     노세연 기자
충청권 15~29세 취업자 및 인구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1년 만에 충청권에서만 2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진 가운데 결정적 원인으로 ‘지역 청년인구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청년 인구 유출 등으로 충청권에 거주하는 젊은 층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청년 취업자 역시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충청권(세종 제외) 15~29세 취업자 수는 △대전 약 12만 8000명 △충북 약 13만 명 △충남 약 15만 600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자 수에 비해 약 2만 4000명 줄어든 수치로 대전은 약 1만 1000명, 충북은 약 5000명, 충남은 약 8000명의 감소폭을 보였다.

불과 1년 사이 2만개가 넘는 청년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권역의 고용·취업시장이 악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

하지만 이 같은 추측은 충청권 청년인구가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설득력을 얻는다.

통계의 표본이 되는 15~29세 지역민 수가 크게 줄어들면 단순히 지역경제 침체 영향만으로 취업자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실제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을 비교해보면 세종을 제외한 충청권 15~29세 인구는 무려 ‘1만 6435명’(87만 6738명→86만 300명)이나 감소했다.

충청권이 매 분기 약 50% 수준의 청년 고용률을 유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1만 6435명 중 약 절반(약 8000명) 정도는 취업자 수 증가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나 고령화 등으로 1만 6435명의 청년 인구가 사라지면서 올해 청년 취업자 수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 것.

즉 충청권 내 청년층 일자리가 약 2만 4000개 감소한 것은 맞지만, 그중 약 8000개는 지역청년 인구 감소분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셈이다.

특히 충북·충남의 경우 1년 새 청년 인구가 각각 약 6500명·약 5000명씩 감소해 지난달 청년취업자 현황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용 관련 통계에서 지역인구 고령화가 예상치 못한 ‘착시’를 생성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책적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다.

대전지역 한 4년제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공공 정책은 출산·아동·청년·노인·일자리 정책 등이 각각 따로 놀면서 해당 분야들을 개별 부서에서 담당하는 실정”이라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향이 강해지는 지금, 관점을 틀어 단단한 총괄 컨트롤 타워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한 고용복지센터에 일자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