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세월 간직한 청주시청사 본관동 역사속으로…

市, 2달간 철거사업 진행 예정 보존·철거 이견 문제 ‘마침표’

2023-03-12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1965년 건축돼 64년여를 충북 청주시 공무원의 일터이자 시민 민원의 공간이었던 옛 시청사 본관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본관동 철거를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풀었다. 연대회의는 "시청사 농성은 불통의 장벽 앞에서 멈추고자 한다"며 "그러나 시청사를 둘러싼 청주시의 일방적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행동과 실천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밝힌 뒤 점거 농성을 중단했다.

시민단체의 철수로 이날 오후부터 본관동 철거 등의 공사가 시작됐다. 시는 17억 4200만원을 투입해 2달간 철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문화재청과 함께 문화재, 역사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청주시청사 舊본관동 논의 협의체’ 제안에 따라 난간, 와플슬라브구조 등 구조체의 요소를 이전·보존한 후, 추후 설계공모 시 신청사와의 조화를 고려해 구체적 보존 방법 등에 대해 제안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D 디지털데이터 구축사업과 건축물의 제원, 연혁 및 현황조사, 사진, 영상촬영, 백서 제작 등 기록화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시는 앞서 지난 7일 문화재청과의 부분 보존 협의를 마치고 본관동 철거공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야당 시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강한 반발로 시작도 하지 못했다. 또 연대회의가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부터 본관동 철거 중단을 요구하며 텐트를 치고 농성을 진행해 안전상의 이유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청주시 본관동은 설계자 강명구 건축가에 의해 1965년 연면적 2001.9㎡ 규모의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뒤 1983년 4층으로 637.2㎡가 증축됐다.

민선 7기 한범덕 전 시장은 청사건립 특별위원회를 열어 본관동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민선 8기 이범석 시장은 본관동의 비효율성, 안전문제, 왜색 논란 등을 근거로 철거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본관동을 근대 건축물의 특성 등을 고려해 등록문화재로 등록을 권고했으나 시는 안전진단결과 D등급, 콘크리트 탄산화 E등급, 내진설계 미반영, 공간활용성 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보존과 철거 문제에 이견을 보여 왔다.

시 관계자는 "본관동 철거, 보존 등의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86만 청주시민의 숙원사업인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청주시청사. 충청투데이 DB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