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교육시설 집단감염은 방심이 부른 재앙

사설

2021-01-25     충청투데이

놀랄만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졌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소재한 A선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형 비인가 국제학교 IEM 교직원과 학생 127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이다. 전체 교직원과 학생이 158명인데 그중 80%가 넘는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온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학생만 따지고 보면 전체 120명중 96.7%에 달하는 1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도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방역당국은 초비상 상태다. 기숙형 집단시설이 방역사각으로 방치된 건 아닌지 안타깝다.

IEM 국제학교는 기숙형 시설로 3밀(밀집·밀폐·밀접)속에서 집단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방에 7명에서 20명이 공동생활하고 식당에는 칸막이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워시설과 화장실도 공용으로 사용하는 등 곳곳에 감염병 최악의 조건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병 방역 수칙을 무시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안전 불감증 현장이나 다름없다. 폭발적 환자를 양산한 서울 동부교도소에 집단감염 교훈을 벌써 잊었는지 묻고 싶다.


학교 측의 안이한 대처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 12일 첫 코로나 감염 증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열흘 넘게 검사나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늘어난 의심증상자들을 병원 치료를 받게 하기는커녕 기숙사에 격리조치만 시켰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초동조치만 제때 제대로 했더라도 이렇게까지 확산되는 일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믿고 자녀를 맡긴 부모들은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이다.

정세균 총리는 어제 "제2의 신천지, 혹은 BTJ사태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초동단계에서 확실하게 제압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출신지가 전국에 걸쳐 있어 확산 가능성도 농후한 만큼 접촉자들을 찾아 불씨 차단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대안학교나 유사 기숙시설에 대한 일제점검과 방역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