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코너 몰린 자영업자들 "매출 뚝뚝… 버티는 것도 한계"
2020-02-23 이심건 기자
경기 부진·인건비·임대료 상승에 코로나도 겹쳐… 매출 90% 줄기도
대형마트 불안감, 동네슈퍼 매출↑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이러다 자영업자 다 죽겠습니다."
충청권에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충청권 자영업자들이 녹다운 위기에 처했다. 경기 부진과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미 코너로 몰린 상황에서 코로나라는 '강펀치'까지 맞은 셈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상인은 "어쩔 수 없어 그냥 나와 있는 상황으로 매출 70~80% 줄었다"면서 "계속 나와서 일을 하는데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가겟세를 안 내고 있다면 그냥 휴업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토로했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건 물론, 졸업 특수, 회식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있던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유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46) 씨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손님이 없다시피 하다"며 "경기 침체로 매출은 줄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는 오르고, 주 52시간 시행으로 저녁 회식 손님은 감소하는 와중에 큰 악재가 하나 더 터진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 확진자 이동 경로의 대전 은행동과 동구 등의 상권은 불과 이틀 만에 이용객이 크게 감소했고, 자영업자 매출은 90% 감소했다.
김태호 대전은행동상점가 상인회장은 "외식업, 재래시장, 일반 상점 등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줄었다"면서 "적게는 절반 많게는 9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충남의 첫 확진자가 발생한 계룡은 해당 공군 간부가 계룡시 관내 식당 등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식당 등으로 향하던 시민의 발길은 뚝 끊겼다.
한 음식점 업주는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장사가 잘 되지 않는데 계룡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면 임대료부터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한편 코로나에 공포감을 느낀 지역 시민의 생필품 사재기로 대형마트는 물론 동네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손님은 늘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직원은 "생필품의 경우 명절보다 더 빠르고 많이 물량이 빠져나갔다"면서 "특히 쌀과 라면 등은 매출은 30% 이상 상승했고 진열과 동시에 다 팔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