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하 연구원 “내 연구가 누군가에겐 인생 전부”… 더 커진 사명감과 밝아질 아이들 웃음
36살 쥐띠 이야기 [쥐띠 인터뷰] 한국연자력연구원 중성자 동위원소 응용연구부 조은하 연구원 소아암 방사성의약품 개발 담당 근무 10년째… 한단계 도약 준비 올해 연구파트서 책임 맡게 돼 “국민적 기여 위해 최선 다할 것”
2019-12-31 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쥐띠 해인 2020년 연구원 생활 10년차, 제 연구가 보다 많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활용되길 바래봅니다.”
쥐띠 생인 조은하(37) 선임 연구원은 2020년이 그 누구보다 기대된다. 올해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에서 근무한 지 10년째가 된 그는 연구원으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전부 약학을 전공하고 대부분의 동기들이 제약회사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취직할 때 그는 조금 다른 길로 향했다. 먼 훗날 미래 방사선 활용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본 그는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하기 위해 원자력연에 10년 전 입원했다.
그는 희귀소아암 환자를 위한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방사선요오드를 주 원료로 한 항암제를 연구개발 하는 일이다. 요오드라는 물질 자체가 기체성분이라 휘발성이 강해 의약품 취급 시설은 국내에서 원자력연 단 한 곳이다.
그의 연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아마 그때부터였던가. 과거 안전 규정이 강화돼 식약처 품질관리기준(GMP)이 높아졌고,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소아암 역사와 전통이 깊은 삼성서울병원에 지속적으로 해당 의약품이 보급돼 사용돼 왔는데 그는 우연히 소아암 환자의 가족들을 만나게 됐다.
이후 원자력연은 생산공정 정비 및 설비를 구축하고, 공정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 2017년 식약처로부터 까다롭다는 GMP 적합판정서를 획득했다. 이렇게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 갈고 닦은 조 연구원은 올해 본인의 연구파트에서 드디어 책임을 맡게 된다.
지난해 연말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하는 ‘소아암 완치 잔치’ 행사에도 초대 받아 다녀온 그는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를 듣고 온 후 더욱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올해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 행사장에서 아들 또래인 소아암 환우들을 보니 의약품이 전국 대학병원에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머리도 빠지고 거동도 불편한 소아암 환자들의 완치 과정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데서 연구자로서의 성취와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올해 원자력연은 해당 방사성의약품 생산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사용하는 병원도 많아져 보다 많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투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연구원은 “2020년 역할이 그 어느 해보다 막중해진 만큼 새해에는 보다 많은 국내 과학자들의 연구가 국민 생활에 보탬이 되고, 이롭게 사용되길 바란다”며 “저 또한 시니어 연구원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프로젝트를 안정화 시키고 제 분야가 국민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