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딸을 위해, 참았지만…남편 빚잔치에 결국 이혼
2019-02-21 최윤서 기자
[러브 투게더] 25 엄마는 강했다 - 1편
과거 숨긴 채 결혼… 남편 빚잔치에 결국 이혼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딸 아이를 임신하고 배가 한창 불러왔을 때다. 혼인신고만 급하게 하고 제대로 된 상견례조차 없었던 정성희(42·가명) 씨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댁인 경기도 양평으로 갔다.
곧 있으면 출산을 할 텐데 시어머니께 인사 한 번은 제대로 드려야겠다 싶었다. 긴장 되는 마음을 부여잡고 남편과 함께 시댁에 도착한 정 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에게 닥칠 험난한 앞날을 예견했다. 남편과 당장이라도 헤어지고 싶었으나 곧 태어날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한없이 약해졌다. 내 아이를 아빠 없이 자라게 할 수 없었다. 혼자 키울 자신도 없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오롯이 아이만 봤다. 그렇게 덮었다.
친정 아버지가 남편에게 사준 차엔 아내와 딸이 아닌 낯선 여자의 화장품과 향수 냄새가 가득했고, 남편은 매일 밤 울리는 휴대폰을 들고 나가 아침에 돌아왔다. 시간이 지나자 화도 안 났다. 어린 딸만 보며 죽은 듯 지냈다. 그리고 조금씩 남몰래 이혼을 준비했다.
정 씨는 “남들은 남편의 외도를 이혼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그것도 부부사이에 신뢰와 사랑이 남아있어야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이라며 “애초에 그런 감정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바람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자꾸만 내 명의로 끌어 쓰는 사채와 끊임없는 빚 독촉은 도무지 견딜 수 없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3월 1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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