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 않는 대청호…옥천 연안주민 엇갈리는 희비
2019-01-17 박병훈 기자
옥천 동이면 안터마을 빙어낚시터, 호수 얼지 않아 한산… 주민소득 뚝
대청호 결빙에 뱃길 막혀 불편겪던 오대리·막지리 주민들은 걱정 덜어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앞 대청호는 중부권 최대 빙어 낚시터로 손꼽히는 곳으로 해마다 이맘때면 호수 전체가 거대한 얼음판으로 변해 낚시꾼을 끌어모았다. 짧은 기간 수만 명이 찾으면서 낚시 도구나 음식을 파는 주민들의 소득도 짭짤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이 유행하기 전 이 마을은 꽁꽁 언 호수에서 겨울문화축제를 열어 한해 1억원이 넘는 가욋돈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꽁꽁 얼어붙던 호수는 물이 가득 차 출렁거리고, 낚시꾼 차량으로 혼잡을 빚던 주변 도로도 한산하다. 마을 주민 박효서(53)씨는 “보통 연말께 물이 얼기 시작해 1월 초가 되면 20㎝ 이상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이는 데, 올해는 그럴 기미가 없다”며 “빙어낚시에 맞춰 겨울 장사를 준비하던 주민들이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권병학 오대리 이장은 “이맘때면 호수가 얼어 공기부양정 없이는 오도 가도 못 했는데, 올해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며 “큰 추위만 없다면 뱃길 막힐 일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16일까지 충북지역 평균 기온은 영하 2.7℃로 과거 30년 평균(영하 3.5℃)보다 0.8℃ 높다. 최저기온도 영하 8.4℃로 평년(영하 8.6℃)을 0.2℃ 웃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반짝 추위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댐 수위도 장마철에나 도달하던 상시 만수위(76.50m)에 가깝다. 17일 오전 10시 댐 수위는 75.30m로 1980년 댐 건설 이후 1월 평균 수위 69.43m를 5.87m 웃돈다. 겨울 가뭄이 심했던 2016년(66.16m)에 비해서는 무려 9.14m가 높다.
호수에 물이 가득 채워져 외부 기온 변화에 덜 민감하고, 결빙속도도 그만큼 늦다는 얘기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7일 측정한 대청호 주요 수역의 표층 수온은 추동(대전) 6.7℃, 문의(청주)·회남(보은) 7℃로 결빙 온도(0℃)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 관계자는 “현재 대청호 수위는 1월치로는 1986년 75.62m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다”며 “요즘은 수량을 유지하는 시기여서 당분간 급격한 수위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