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 신년 인터뷰 "매년 상위권에서 우승 도전"
2019-01-01 윤희섭 기자
한화 한용덕 감독 인터뷰 “한 두해 가을야구 하고 암흑기 겪는 팀 안 만들것”
스스로 놀랄 정도의 기대이상 성적, 코칭스태프·프런트 혼연일체 효과, 선발진·얇은 선수층 약점 보완할것
공백 생길시 젊은 선수들이 1순위, 팬 기대치 높지만… 도전정신 유지
-가을야구와 종합 3위, 감독으로서 첫해를 평가한다면
-2018시즌 가장 기억에 남은 선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
“모든 팬들도 인정하시겠지만 올해 단 한명의 선수를 꼽는건 그 누구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질문이 오면 매번 누굴 꼽을까 반문하는데 쉽게 대답하시는 분들이 없다.(웃음) 그만큼 모든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한 시즌을 보내줬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 역시 30개가 넘는다. 우리가 지난해 역전승을 많이 하지 않았나. 끝내기 홈런, 끝내기 안타가 터지던 그 순간들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원래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요즘도 TV에서 우리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 끝내기 순간마다 내가 너무 좋아하더라.(웃음)”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부담으로 작용되진 않는지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사실 우리가 지난 시즌 3위를 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도 우리 팀을 현실적으로 분석할 때 분명히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시즌 초만해도 야구 전문가들이나 우리 팬여러분 모두가 우리를 꼴찌후보나 약체로 꼽지 않으셨나. 그런데 시즌을 치러나갈수록 그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웃음) 그래도 그런 부담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시 이번 시즌을 준비하겠다.”
-2019시즌 한화이글스가 팬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2018년이 도전의 한 해였다면 2019년은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해의 약점을 보완하고,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과제다. 우선 지난해 우리는 국내 선발투수진이 약해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약했던 수비를 보완하는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하다보니 타격에서도 다소 힘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2019시즌에는 국내 선발진을 다져나가고, 공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나 팬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고, 베테랑 선수들의 부활로 팀이 더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과거 한화이글스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1년 운영하면서 파악된 약점은 어떻게 보강해 나갈 것인지
“우리 팀의 선수층이 두터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처방이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약점이 확실한 만큼 그 부분에 더 확실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국내 선발진이 자리를 잡아야하는데 현재로서는 젊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 좋은 구위를 가진 선수들에게 경험이 더해지면 분명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또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수비와 주루는 더욱 보강하고, 타격까지 더해져서 팀의 공수 밸런스가 탄탄하게 잡힌 팀이 돼야 기복 없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착실히 준비하겠다.”
-2군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겠다 했는데 구체적인 육성계획이 있다면
“많은 프로야구 팀들이 신인은 시즌 개막 라인업 기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2군에서 뛰다가 가능성을 보이면 1군에 등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팀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팀이다. 주전급들의 공백이 발생하면 팀이 크게 기울었던 팀이다. 그래서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제가 생각하는 리빌딩은 무리하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름값으로 주전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베테랑들의 부상이나 기량저하에 따른 공백이 나면 그 자리에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도록 하고자 했다. 베스트라인업을 갖추고, 그 백업 선수들이 주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 한화이글스의 중장기적 목표다.”
-먼 훗날 어떤 감독으로 남고 싶은지
“사실 이 부분은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프로야구 감독은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자리 아닌가.(웃음) 그래도 지금 생각을 해본다면 한화이글스가 다시 강팀이 되는 데 어느정도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감독이 되고 싶다. 나는 '한화맨'이다. 선수, 코치, 프런트, 감독까지 모두 한화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했다. 그 고마움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혹시 감독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야구장에 들러 팬들과 함께 웃으면서 우리 한화이글스를 응원할 수 있게 되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2019시즌을 전망한다면
“냉정하게 팀을 면면히 분석해보면 올해도 쉽지 않은 한 시즌이 될 것이다. 팬들의 기대치도 굉장히 높아져서 자칫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웃음) 그래도 우리는 또 도전할 것이다. 한두해 가을야구를 가고, 우승을 했다가 또다시 암흑기를 겪는 그런 팀이 아니라 매년 어느정도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는 강팀이 되려면 단기간의 성적보다는 중장기적 목표로 기틀을 닦아야 한다. 우리 팬 여러분도 그런 점을 아주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선수단, 프런트, 팬들까지 한 마음이 돼 함께 간다면 지난 시즌과 같은 성과가 또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팬들에게 한말씀
“우리 한화이글스 팬들은 언제 어디서나 최고다. 전국 어느 야구장을 가나 최고의 응원으로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팬들께 언제나 감사드린다. 지난 한 해 반짝하고 사라질 팀이 아니라 매년 상위권에서 우승에 도전할 저력을 가진 팀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노력하고 있다. 팬 여러분께서도 그런 부분을 알아주시고, 더욱 큰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다. 한화이글스는 앞으로도 우리 지역민,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