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들에게 조금의 더 여유를
2018-11-13 충청투데이
노사발전재단 충청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복도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면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물결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결실의 계절이 돌아오고 조금 더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충청센터도 중장년 재직 근로자에게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제공해 생애경력 후반부의 관리 및 계획, 능력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중장년의 재취업과 전직성공이 이뤄지면 한없이 기쁘지만 중장년의 뒷모습에서 처진 어깨가 유난히 더 쳐져 보일 때도 적지 않다. 이는 일자리, 특히 중장년 대상 일자리가 많이 부족한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OECD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공공고용서비스·직업훈련·취업인센티브·고용지원·직업재활·일자리창출·창업지원·조기퇴직 등에 사용하는 비용의 GDP 대비 비중인 노동시장정책을 위한 공공지출이 중간 순위의 국가가 1.4%, 가장 많은 국가가 3.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6%라고 한다. 실업기간 상한은 중간 국가가 12~14개월 정도, 가장 많은 국가가 60개월인데 반해 7개월로 가장 짧은 국가에 속하고 실업급여의 실업 전 소득의 대체율인 평균순소득대체율은 실업 후 1년, 5년 후가 OECD 평균은 각각 55%, 30%에 달하는데 반해 각각 29%, 6%에 불과했다.
위 지표를 보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중장년의 축 처진 어깨와 고용서비스전달체계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알 수 없는 힘 빠짐이 왠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씁쓸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산업화시대의 주역인 중장년들이 지금은 동일 산업군내에서 직장을 옮기는 게 어려운 현실이다. 얼마 전 고용참사가 벌어진 조선업종과 어느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서 보듯 지금은 어느 한 산업이 쇠락하면 다른 산업으로의 직업이동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준비는 동일 산업군내의 이동보다 더 많은 노력과 기간이 필요하겠으나 고용안정성을 위한 지원은 아직도 동일 산업군내 직장 이동의 수준에 머물려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롭게 진입하는 산업군에서 예전에 버금가는 패기와 열정, 능력을 한 번 더 발휘하는 많은 중장년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조금 더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금의 더 여유가 중장년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