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업·인력 수급 빨간불…원전 계약업체 절반 이탈할듯
2018-10-25 조재근 기자
25일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탈원전 이후 모든 원전의 운영종료일을 10년 이상 단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원전업계 최대 회사인 지멘스는 핵심 기술을 타국에 매각했다.
그 결과 독일 원전 관련 업체 수는 2011년 5000개에서 올해 100개로 대폭 줄었다. 7년 만에 98%에 이르는 관련 기업들이 원전 산업에서 이탈하는 등 업계에도 큰 변화가 이어졌다. 국내 역시 원전산업 붕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국내 원전 계약업체 절반 이상이 산업이탈을 예고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과 계약 중인 업체 697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산업이탈 의향을 밝힌 곳은 60%에 달하는 400여곳이었다.
원자력 관련 학문이나 인재풀 침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원전 관련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대학 내 원자력 관련 전공 선택자들이 줄면 수십 년 쌓아온 기술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원자력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총 16곳이며 학생수(대학원생 포함)는 약 3000명 정도다. 2009년 바카라 원전수출계획 발표 후 8개 대학에서 학과를 추가 신설하면서 원자력공학과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 생긴 셈이다. 실제 올해 2학기 카이스트 원자력학과 지원자는 단 한명도 없다. 세종대, 부산대도 박사학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영남대는 기계공학부 내 원자력 연계 전공이 폐지됐다.
다른 학교에서도 휴학생이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시동을 거는 사이 국내 원전밸류체인과 인재풀은 이미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계획대로 탈원전을 하더라도 최소한 60년은 원자로를 운영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관련 학문과 산업이 해외로 이탈하거나 해체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앞으로 남은 원전들의 관리 및 폐기물 관리를 위해 거꾸로 해외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