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PC방 살인사건, 꺾어진 스무살 꽃
2018-10-24 김윤주 기자
[충청로2] 국민 분노를 보여준 청원 100만명
☞'스무 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 나 역시 가장 찬란했던 때다. 갓 성인, 막 어른이 된 시점. 그만큼 설레고, 배짱 가득이다.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지 꿈꿀 수 있다. 청춘(靑春)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다. 이때 추억은 삶의 자양분이 된다. 이 시기가 있었기에 서른 살도 행복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눈물 나게 아름다운 스무 살, 한 꽃이 짓이겨졌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무 살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손님으로 왔던 피의자 김성수가 무참히 살해한 것이다. 고작, 서비스가 불친절했다는 이유였다. 수법도 잔인했다. 흉기를 30차례 이상 휘둘렀다. 피해자 담당의는 "모두 뼈까지 찔러 넣은 상처"라며 공분을 표했다. 피해자는 모델을 꿈꾸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심지어 살해당한 날은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었다. 또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생이 없어 대신 일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 분노도 극에 달했다. 피의자 측이 '우울증 진단서'를 냈기 때문이다.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되면, 감형 가능성이 있다. 뻔뻔하기 그지없다. 잔인한 일을 저지르고도 가벼운 벌을 바란다. '감형 반대' 국민 청원은 100만 명(24일 기준)을 넘었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국민 공분 탓인지 경찰은 피의자 김성수의 얼굴·실명 등 신상정보도 공개했다. 구속된 김 씨는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는다. 이 일의 결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 일만 생각해선 안 된다. 본보기가 돼야 한다. 조두순 등 과거 흉악범들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피해자보다 피의자를 생각한 법이다. 하나씩 달라져야 한다. 심신 미약자 범죄와 관련된 법이 싹 손질되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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