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Do Dream)의 미학
2018-09-20 충청투데이
곽은선 청주 주성초등학교 교사
18년 동안 음성에서 교사로 근무를 했던 나는 2016년 3월 1일, 청주 주성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겼다. 청주 도심에 있지만 전교생 180여 명 정도 되는 작은 학교였다. 그간의 경력으로 웬만한 업무 처리는 어렵지 않았으나 학교 사업으로 새로 지정된 두드림학교 프로그램은 명칭도 생소했고 낯선 근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두드림학교는 학력이 부족하거나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 내 다양한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토대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습부진이 야기된 원인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기초학력 향상뿐 아니라 학생 스스로의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두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교직원이 참여하는 두드림 팀을 조직했다. 학습 관련 프로그램 외에도 학습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교사와 두드림 대상 아이들 사이의 소통을 목적으로 운영된 ‘사제동행 행복Day’와 토요휴업일을 활용한 ‘행복채움 토요열린교실’이다.
사제동행 행복Day는 방과 후에 영화관람, 서점 나들이 등 학급별로 특색 있게 운영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행복채움 토요열린교실에서는 학교 및 학교 주변 시설을 활용한 미술, 과학체험, 문화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드림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열악해 교육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입학했던 한 어린이는 학교생활을 하는데 다른 아이들과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없었고, 자신감 부족으로 친구 사귀는 것을 힘들어했다. 그러나 두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해독하게 됐고 2학년이 되기 전에는 교장 선생님께 동화책을 읽어드릴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자신감이 신장됨에 따라 친구들과도 잘 지내게 됐고 3학년이 되어서는 부반장으로 당선되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다. 3년째 두드림학교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나는 이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이 말을 통해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그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곤 한다.
아이들이 두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이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도 아이들 가까이에서 힘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느낀다.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교육감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