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진행 과정 규명…새 치료법 나오나

2018-09-09     조재근 기자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울대 의과학과 이승재 교수·배은진 박사·김동규 박사 연구팀이 파킨슨병 진행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위험인자 상호작용을 규명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최근 들어 주요 사회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발병이나 진행 기전 연구가 부족해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퇴행성 뇌 질환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발병이나 진행 조절에 대한 이해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대 연구팀은 유전적 위험인자 중 하나인 'LRRK2'의 인산화효소 활성화가 '알파-시뉴클린' 단백질 응집체 축적·전이 증가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알파-시뉴클린은 파킨슨 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물질이다.

알파-시뉴클린 응집체는 인접 세포로 전이될 수 있는데, 이는 신경 세포 사멸과 신경 염증 반응을 유도해 파킨슨병 진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학계에 보고됐다.

연구팀은 LRRK2 돌연변이가 LRRK2 인산화효소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알파-시뉴클린 대사 변화와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 간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예쁜꼬마선충과 생쥐 동물 모델 실험 등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LRRK2 결핍 영향으로 알파-시뉴클린 전이가 감소하면서 알파-시뉴클린 운동능력 감소, 신경 손상, 수명 감소를 둔화시키는 점을 확인했다.

LRRK2 인산화효소 억제제를 주입했을 때 알파-시뉴클린 응집체 축적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승재 교수는 "파킨슨병 유전적 위험인자인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에 따라 또 다른 위험인자인 알파-시뉴클린 전이 진행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힌 것"이라며 "새로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27일자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