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촌지설 강어백만사
2018-09-09 충청투데이
아무튼 쥐 한 마리의 값이 전도(錢刀) 30매가 될 정도로 식량 사정은 급박해져서, 유일한 타개책은 타국의 원병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었다. 물론 제국에 구원을 청하고는 있었으나 서한을 보낸다는 그런 시간이 걸리는 수단으로는 효과가 오르지 않아 어디서도 반응이 없었다. 멸망직전 상태에 있는 조(趙)를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가 만에 하나 실패를 하면 강한 진의 창끝이 다음에는 내개로 돌려 질것은 뻔한 일이다. 이 약육강식 시대에 물에 빠져 허덕이는 남을 구하기 위해 그저 수영에 자신도 없는 자가 몸을 날려 뛰어들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리저리 생각을 거듭하고 있을 때, 노수(毛遂)라는 식객이 나타나 “꼭 나를…”하고 자천(自薦)을 하는 것이었다. 이렇다 할 재주도 없어 극히 눈에 띄지 않는 사나이였으므로 평원군도 놀랐다. 이렇게 해 조국(趙國)은 망국의 위기를 면했으나 사람을 보는 눈이 밝다고 자랑하던 평원군도 이번만은 손을 들었다. “모선생에게는 큰 실례를 했군요. 모선생의 세치혀는 백만대군보다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평원군이 반성했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