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인 못살아” 멀리 갈 필요없이 실내가 최고
[한반도 덮친 역대최악 ‘폭염’]
2018-07-24 최윤서 기자
도심피서지 찾는 ‘폭염 난민’, 도서관·마트·카페 등 각광
수영·아이스링크장도 북적, 전년比 이용객 10% 늘기도
#.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여·47) 씨는 매일 아침 남편이 출근하면 인근에 위치한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요즘 같은 날씨에 에어컨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집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가족들 없이 혼자 있는 상황에서 에어컨을 차마 켤 수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그런 와중에 ‘도서관’은 박 씨가 생각해 낸 묘안이다. 그는 도서관 내부에 위치한 카페도 이용하고 책도 보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 자취생활 5년 차에 접어든 1인 가구 정(여·28) 씨는 요즘 저녁을 먹으면 특별히 살게 없어도 가까운 대형마트를 찾는다. 에어컨이 고장 나 수리를 맡겼는데 대기가 밀려 언제 고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 씨는 “자취방이라 바람도 안통하고 선풍기로는 도무지 버틸 수 없어 마트라도 가서 시간을 보낸다”며 “이보다 더 좋은 열대야 대피소는 없을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낮엔 찜통더위, 밤엔 열대야가 오랜 기간 맹위를 떨치자 도서관, 마트, 카페 등이 폭염을 피하기 위한 시민들의 ‘도심 속 피서지’가 되고 있다.
폭염 경보 속 전국이 펄펄 끓자 시민들은 야외활동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실내시설 특히, 에어컨이 작동되는 곳을 중심으로 몰리고 있다.
한 지역 대학 시설과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면 대학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 도서관 이용자는 대부분 취업준비생 뿐인데, 올해는 일반인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도서관은 적정온도를 유지하는데다가 내부에 카페나 편의점, PC 이용까지 가능하니 더위 피하기 이곳보다 더 좋을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적 폭염으로 실내수영장 및 아이스링크장 같은 스포츠 시설은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대전남선공원 종합체육관 실내수영장의 경우 지난 21~22일 주말 간 1000여명이 이용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이용건수가 늘었다.
체육관 관계자는 “올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용객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등 시민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