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이야 거기서 거기
2018-06-26 충청투데이
차성민 한남대 법학부 교수
의료법을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학서적들도 가끔 볼 때가 있다. 우연한 기회에 신경정신 의학책을 읽다가 흥미 있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노인의 심리 특성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글을 읽으며 ‘어? 내 얘긴데!’하고 느꼈다는 것이다. 난 아직 노인이 아닌데. 아니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동시에 내 주변의 누군가도 생각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아마 필자와 같지 아닐까 싶다.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넷째 경직적이 된다. 융통성이 적어져 아집을 부리며, 익숙한 옛날식으로 매사를 처리하려 한다. 다섯째 조심성이 많아진다. 시각, 청각, 기타 신체나 인지 기능이 감퇴되기 때문이다. 조심성이 심해지면 가벼운 피해의식에도 사로잡히며 쉽게 노여움을 타기도 한다.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여섯째 의존적이 된다. 신체적, 경제적 능력이 쇠퇴하고 정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메말라 있고 고립돼 있다. 그래서 좀 더 든든한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일곱째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나이가 들면서 호기심이 줄어들고 성적 욕구와 능력이 감퇴하는 반면 먹는 쪽으로 마음이 향한다. 여덟째 인색해진다. 일상생활과 품위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돈을 점점 중시한다. 아홉째, 살다간 흔적을 세상에 남기려 애쓴다. 그래서 업적, 재산, 골동품 관리에 신경을 쓰며 후계자를 확보하려 한다.
위의 글은 노인의 특성에 대한 것이지만 나의 내면과 생활방식을 되돌아보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삶을 개선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은 노인의 ‘문제’가 아니라 ‘특성’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