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2018-04-29 충청투데이
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아버지가 우는 걸 평생에 두 번 보았다. 한 번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고 다른 한 번은 당신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곳에서였다. 아버지는 캔자스 주 피츠버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린 나를 데리고 신시내티에서 500마일이나 떨어진 그 곳으로 향하면서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아버지는 점점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언덕을 넘었을 때 그곳에는 늙은 버드나무 하나만 외로이 서있었고 집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흔적만 남아있었다.
지난주에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했다. AACSB(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연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호놀룰루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우리부부에게 아주 특별한 장소다. 미 공군 소위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신혼생활을 시작한 곳으로 1959년부터 1962년까지 지냈던 첫 번째 보금자리는 마노아 밸리의 하와이대학교 뒤 지하층 아파트였다. 꼭 56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어린 시절 보았던 아버지의 눈물은 자꾸 흥분되는 마음을 스스로 억누르게 만들었다. 우선 동 마노아 길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탔다. 목적지에 이르러 집 문 앞에 섰을 때 심호흡을 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56년 전의 미소와 56년 전의 다정한 모습을 한 친구와 상봉할 수 있었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지난 50여 년 간의 살아온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다음 날은 히컴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서 정문에 들어서기 전부터 많은 것이 변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를 안내한 초병은 56년만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 초병은 히컴 Officers' Club을 추천해 줬다. 클럽마다 열렸던 파티와 행사를 기억하며 돌아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우리의 방문목적을 물어왔다. 오랜만에 돌아왔고 당시의 이야기를 하자 그 역시 멋진 미소를 보이며 목요일에 열리는 몽골리안 바비큐 파티에 기꺼이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들린 곳은 첫째 딸을 낳은 트리플러 육군 병원이었다. 고물거리며 눈도 뜨지 못한 첫 아이를 만났던 그 기억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 다음엔 필자부부가 살았던 래드포드 테라스, 펠티어 드리이브, 호놀룰루의 높은 물가를 감당하기 위해 주말마다 일했던 아라 모아나 YWCA를 둘러보았다. 길고도 긴 세월. 물론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Never Go Back.’은 과감히 버렸다. 여러분도 과거와 추억과의 만남 앞에서 주저하지 말고 반드시 ‘Go Back’할 것을 권한다.